머리말
1장 계몽과 반계몽: 『젊은 베르터의 고뇌』
1. 18세기 유럽의 시대적 아이콘 베르터
2. ‘질풍노도’기의 대표작
3. 도시와 자연, 문명과 자연의 대립
4. 베르터의 대안: 소박한 노동과 안빈낙도, 게으름과 무위
5. ‘게으를 권리’와 새로운 노동 개념
2장 시민사회와 자본주의 비판: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1. 교양소설 또는 반근대적 소설
2. 시민사회와 자본주의 담론
3. 예술세계와 정신세계의 대항담론
4. 근대의 이념과 이성의 대변자: ‘탑 사회’
5. 몰락해가는 시적 세계의 대표자: 미뇽과 하프 타는 노인
6. 대립적 가치의 융합: 나탈리에
3장 대안적 가치로서의 여성성: 『친화력』
1. 『친화력』과 생태페미니즘
2. 여성해방의 메시지
3. 봉건적 결혼제도에 대한 문제제기
4. 세상을 구원할 새로운 가치: 공감과 연민, 사랑과 돌봄
4장 근대적 인간의 전형: 『파우스트』
1. 바우스트에 관한 두 가지 견해
2. 필레몬과 바우키스 이야기: 신화의 세계와 근대세계의 대립과 갈등
3. 근대적 인간의 전형 파우스트
4. 파우스트는 구원받았는가
5장 21세기에 되짚어보는 괴테의 자연관
1. 계몽과 기술문명에 대한 괴테의 비판
2. 뉴턴적 자연과학에 대한 도전: 『색채론』
3. 괴테의 새로운 자연과학
맺음말
주
소박한 삶과 게으를 권리
괴테의 초기작 『젊은 베르터의 고뇌』는 계몽주의의 극단화라 할 수 있는 ‘질풍노도’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흔히 비극적 사랑 이야기로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은 당시의 시대상을 비판한 ‘시대소설’이기도 하다.
시민계급 출신인 베르터는 기존 질서와 전통적인 것에 회의적이지만, 근대적 이념과 정신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그는 오히려 근대정신과는 반대되는 입장을 표방한다. 발전과 진보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의 소박하고 온전한 삶을 찬양하는 것이다. ‘감옥’과도 같았던 세속적 도시를 도망치듯 떠나온 베르터는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룬 목가적인 자연 속에서 충만한 행복감을 느낀다. 베르터에게 자연은 도시적 삶과는 정반대로 자유, 평화, 안식, 순수, 충만, 행복을 의미한다. 베르터는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까지도 열린 마음으로 대한다.
자연세계는 인간세계와는 달리 무위無爲를 기본으로 한다. 일, 직업 등을 강조하는 것은 시민사회의 규범이다. 이상적 공간으로 여긴 발하임에서 베르터의 하루 일과는 산책을 나가 호메로스를 읽다가 자연 속을 거닐며 로테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베르터가 찬미하는 자연세계에서는 게으름과 느림, 무위가 오히려 인간의 정신을 완성시킨다. 자연친화적인 새로운 삶의 방식을 대안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독일의 초기 생태문학에 속한다.
대립적 가치의 융합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는 『젊은 베르터의 고뇌』의 문제의식과 주제를 상당 부분 계승한 작품이다. 하지만 『수업시대』의 주인공 빌헬름은 베르터에 비해 좀더 시대상황에 맞는 현실적 주인공이다. 베르터는 자아와 세계와의 갈등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자살에 이르지만, 빌헬름은 세상으로 나아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다가 결국은 개혁 공동체인 ‘탑 사회’에 들어가고 마지막에는 귀족 여성과 행복한 결혼에 성공한다.
『수업시대』는 물질적 가치와 이윤만을 쫓는 자본주의와 모든 것을 이성과 합리성의 잣대로 평가하는 근대의 이념에 맞서 신화와 예술, 자연세계를 대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