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4-2-1=1
일곱 번째 노란 벤치
18층 아줌마
돌려차기 대마왕
4-2-1=1
2부 초록빛 터널
공원의 사람들
세 번째 만남
해나의 빵
소심한 복수
쉬리를 찾습니다
3부 할머니의 자장가
할아버지의 아버지
놀라지 마세요
걱정하지 마
그 남자를 다시 만나다
쉬리일까 봉수일까
4부 지후야, 지후야, 라지후
살 1파운드
봉수를 지켜라
너도 가 버린다고?
지후야, 지후야, 라지후
에필로그
작가의 말
● 찬란한 여름빛을 머금은, 진한 여름 향이 물씬 묻어나는,
누군가의 포근한 품을 떠오르게 하는 온기 가득한 이야기
어느 날 갑자기 소중한 이를 상실한 아픔은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비껴가지 않는다. 그 슬픔의 무게는 어린아이가 혼자서 오롯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벅찬 인생의 사건일 것이다. 그렇기에 열한 살의 지후는 겉으로 보기엔 절제된 행동으로 여느 장난기 많은 또래 아이들보다 얼핏 의젓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용하고 차분한 지후를 가만 들여다보면 아물지 못한 상처에 어쩔 줄 몰라 하는 필사적인 어린아이의 모습이 비친다. 자꾸만 손톱을 물어뜯고 이불에 오줌을 누기도 하며 불안과 외로움의 흔적을 끊임없이 드러낸다.
이별, 상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었지만, 작품의 분위기는 전혀 어둡거나 막막하지 않다. 오히려 작품 속에는 찬란하고 따스하게 내리비추는 햇살이 온통 물들어 있다. 할머니와 함께 요란하게 울어 대는 매미 소리를 들었던 기억, 세상 그 누구보다 강인해 보였던 할머니의 모습, 어렴풋이 잠든 지후의 등을 다정히 쓸어내리며 “작고 여려 보이지만, 사실, 속이 깊고 강한 아이야. 그러니 걱정할 필요가 없어.”라며 지후의 마음속에 메아리처럼 머무르게 된 한마디를 속삭이던 할머니를 지후는 계속해서 기억하고 추억한다.
할머니는 걸음을 뚝 멈추고는,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기 시작했다. 점점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할머니는 가슴 속 깊이 숨을 들이켜고 있었다. 마치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여름 향기를, 치열하게 우는 여름 소리를 모두 빨아들이기라도 할 것처럼. -본문에서
계절이 한 차례 돌아, 열한 살이 된 지후는 자연스레 새로이 찾아든 인연들과 관계를 맺으며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것의 귀중함을 깨달아 간다. 당차고 똑 부러진 친구 해나와 같은 벤치에 앉아 다리를 까닥거리며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을 관찰하는가 하면, 사람을 잘 따르는 애교 넘치는 개 봉수와 공원 한 바퀴를 신나게 뛰어다닌다. 지난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