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미화원에 대한 기억이 싹 지워진 세상
어찌 된 일인지 세상이 아주 이상하게 바뀐다.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를 버리고, 환경미화원이 뭘 하는 사람인지 전혀 모르는 거다. 마치 쓰레기에 대한 개념이 지금과 같지 않던 수백 년 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그때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려서 거리에 쓰레기가 넘쳐났다. 특히 대도시는 문제가 심각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창밖으로 쓰레기 버리지 말라는 지침을 내릴 정도였고, 미국 뉴욕은 멀리까지 악취가 진동하는 지저분한 도시였다. 벌레와 쥐가 득실거려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환경미화원이라는 직업을 만들었다.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 《책 읽는 강아지 몽몽》, 《내 맘대로 친구 뽑기》 등의 작품으로 엉뚱하고 재미있는 상상의 세계를 선보여 온 최은옥 작가는 환경미화원에 대한 기억이 봉인된 세상을 펼쳐 보임으로써 ‘환경미화원’이라는 직업이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지, 왜 필요한지 자연스레 보여 준다. 맛깔스러운 문장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 하룻밤 사이에 한 달이 휙! 석 달이 휙휙!
동훈이가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었던 날, 자고 일어나니 한 달이 훌쩍 지나 있다. 운동장을 가득 채운 쓰레기 때문에 고대하던 체육 대회는 취소되고 만다. 그 다음 날은 일어나 보니 석 달이 휙 지나 있다. 곳곳에 생긴 쓰레기 산 때문에 동훈이의 단짝 서준이의 할머니가 다친다. 그 다음 날은 일어나 보니 거의 반 년이 지나 있다. 그사이 쓰레기 때문에 생긴 바이러스로 인해 온 지구촌이 신음하고 있다. 이처럼 빠른 전개는 환경미화원이 사라지면 생기는 일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입체적으로 보여 주는 한편 몰입도를 높인다.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동훈이는 자기가 잘못해 놓고도 어른들한테 대들고 따지는 당돌한 아이다. 김재희 작가는 특유의 표정이 살아 있는 그림으로 독자들의 배를 간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