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향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 아이들의
우정과 질투가 빚어내는 섬뜩한 공포
‘공포 책장 ③’ ?빨간 우산?은 ‘귀신 붙은 빨간 우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아이들의 우정과 질투에 관한 이야기이다. 조영서 작가는 산뜻하고 통통 튀는 분위기 속에서 순간 돌변하는 인물의 섬뜩한 모습을 통해 공포물에 새로운 분위기를 더했다. 친구와 우정을 나누는 아이들의 아기자기한 모습은 물론 우정이 집착으로 변할 때 느껴지는 공포까지 소름 끼치게 담아냈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희주는 전학 와서 짝이 된 은비가 마음에 든다. 둘은 늘 함께 다니고, 하굣길에 분식집에도 가고, 우정 다이어리를 쓰며 관계를 돈독하게 쌓아 간다. 희주는 그동안 정말 마음이 통하는 베프가 생기길 원했기에 은비랑 베프가 되어 행복하다. 그런데 비 오는 날이면 은비가 이상하게 변한다. 평소와 달리 희주를 차갑게 외면하고, 옷이 젖든 말든 빨간 우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선생님의 말씀도 듣는 둥 마는 둥 한다. 이제야말로 베프가 생긴 것 같았는데, 희주는 속상하기만 하다.
희주는 은비가 이상해지는 이유를 알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비 오는 날 은비의 빨간 우산 속으로 들어간다. 그 순간 우산 속에서 은비가 아닌 다른 여자아이의 위협하는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예전에 은비의 베프였던 송지서다. 지서는 교통사고로 죽었지만 은비를 못 잊어, 비 오는 날이면 빨간 우산 속에서 은비를 만나고 있다. 희주가 빨간 우산의 비밀을 알게 되자, 은비는 희주에게 지서와 함께 셋이 베프가 되자고 말한다. 하지만 희주는 “지서는 죽었잖아. 죽으면 귀신이 되는 거야!”(본문 82쪽 하고 거절하고 만다.
희주는 은비가 죽은 아이의 귀신을 살아 있는 친구로 대하는 걸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다. 지서와 자신의 생일이 같은 것도, 죽은 아이를 질투하는 상황도 싫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희주에게 이상한 일이 생긴다. 은비와 똑같이 설정한 컬러링이 지지직거리는 쇳소리로 바뀐 것을 시작으로, 가방 속 다이어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