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은 더 이상 지루하지 않아
주인공 안나는 헤럴드 삼촌이 일하는 미술관에 따라간다. 그림에 큰 흥미가 없었던 안나는 이내 화장실을 찾아 전시실을 돌아다니던 중 바닥에 떨어진 빨강 드레스를 발견한다. 그 드레스를 입는 순간 눈앞이 순식간에 변한다. 전시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곧은 나무다리와 구불구불한 풍경이 펼쳐진다. 그때, 누군가 “이런, 드디어 나타나셨군!” 하고 안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말한다. 그 사람은 바로 <절규>라는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뭉크. 안나가 있는 풍경은 뭉크가 그린 그림의 한 장면이었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안나는 새로운 그림 풍경에서 여러 화가를 만난다. 이 책은 화가를 소개하거나 그림을 설명해 주는 책이 아니다. 안나가 뭉크, 고흐, 피카소, 샤갈, 세잔, 마티스 등 화가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어떻게 그림을 그리는지 구경할 뿐이다. 피카소는 왜 코를 이상하게 그리는지, 세잔은 왜 사과만 그리는지 그들의 생각도 듣는다. 무엇보다도 잭슨 폴록과의 만남이 인상적이다. 폴록은 “내 마음대로 얼마든지 할 수 있어.”라며 자유롭게 그림 그리는 법을 알려 준다.
《안나의 신비한 미술관 모험》은 후기 인상주의부터 다다이즘까지 유명한 근현대 미술 작품을 패러디하며 그 시대 거장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처음 보면 난해할 수 있는 미술도 안나의 모험과 함께 보면, 좀 더 친근하게 대할 수 있다. 그리고 관람객이 되어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거나, 작가가 되어 스스로 그림 그리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마지막에는 이 책에 등장한 화가들과 그들의 삶, 미술 사조에 대한 내용이 간략하게 소개된다. 이 설명을 읽으며 앞 장의 내용을 다시 되돌아보면 알쏭달쏭했던 부분이 말끔히 이해될 것이다.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미술관 판타지
삼촌을 따라 미술관에 간 안나는 맨 처음에 미술관에서 ‘하면 안 되는 일’에 대한 잔소리를 듣는다. 그러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 삼촌의 당부를 어기고 전시실 이곳저곳을 다닌다. 안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