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끄면 방 안은 온통 캄캄해져요.
하지만 캄캄해도 괜찮아요.
아빠와 딸의 즐겁고 평범한 하루
아이의 자랑스러운 아빠 소개가 이어지면서 가족의 즐거운 일상이 그림 일기처럼 그려져 있습니다. 새로운 곳에 가면 아이가 앞에 무엇이 있는지 아빠에게 설명을 해준다는 지점에 이르러서야 아빠가 시작장애인이구나 깨닫게 되는 이야기의 흐름으로 앞서 소개한 아빠에 대한 궁금증이 하나씩 풀립니다.
누구나 새롭고 낯선 공간에 가면 안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처음 접하는 사물에 대해서도 설명서나 사용법이 있어야 파악하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곳에서는 도움이 필요하지만 익숙한 공간에서는 척척 많은 일을 해내는 책 속 아빠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정한 아빠의 모습입니다. 단란하고 평범한 가족의 하루를 아이를 통해 사랑스럽게 그려냈습니다.
흰지팡이로 만나는 세상
여러분이 세상을 만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부분 시각에 의존하여 새로운 정보를 입수하지만, 시각 외에 다른 감각들로 알아내는 세상을 생각해 보세요.
물론 눈을 사용하면 좀더 빠르게 사물과 공간의 정보를 입수할 수 있습니다. 한편, 눈 이외의 감각에 집중하면 느리더라도 상상력과 자신만의 해석이 덧붙지요. 그래서 책 속 아빠는 이러한 능력을 발휘하여 꼭꼭 숨어 있어도 잘 찾아내고 딸은 그 비결을 궁금해 합니다. “눈으로 볼 수 없지만 귀로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또 손으로 만져 보면 여러 가지를 알 수 있단다.” 이 때 책의 삽화는 짙은 청색 바탕에, 소리와 냄새를 표현한 글자와 그림으로 채워집니다. 아빠의 설명을 되새기며 잠시 눈을 감아 보고 지금 현재 여러분이 놓인 공간을 느껴 봅니다. 귀와 코에 집중을 해 보고, 손으로 만져도 봅니다. 무엇이 느껴지나요? 눈으로 본 것과 똑같은 것이 느껴지나요? 얼마나 다른가요?
아빠는 아이가 ‘보는’ 것 외에도 더 복합적이고 다양한 세상을 만날 수 있도록 돕고, 아이는 아빠에게 자기가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