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최초의 푸에르토리코인 사서 푸라 벨프레
푸라 테레사 벨프레(1899~1982는 푸에르토리코의 시골 마을 시드라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뉴욕에서 열린 언니의 결혼식에 들렀다가 도시가 마음에 들어 그곳에서 새로운 첫발을 내디뎠지요. 영어와 에스파냐어와 프랑스어를 할 줄 알았던 푸라는 자신에게 꼭 맡는 일을 찾았어요. 바로 뉴욕 공립 도서관의 사서였어요.
푸라는 도서관에서 에스파냐어를 쓰는 이민자들을 위해 책과 프로그램을 준비했어요. 그런데 도서관에는 이민자 아이들이 읽을 만한 푸에르토리코의 옛이야기와 전래 동화 책이 한 권도 없었어요. 어릴 적 할머니로부터 수많은 옛이야기를 듣고 자란 푸라는 자신이 가져온 이야기 씨앗을 도서관에 심기로 결심했어요. 아이들을 모아 놓고 옛이이야기를 들려주고, 직접 글을 쓰고, 낡은 옷을 자르고 꿰매 인형극을 보여 주었어요. 푸라의 손을 통해 《페레즈와 마르티나》, 《후안 보보》, 《호랑이와 토끼》, 《동방 박사 세 사람》과 많은 옛이야기가 탄생했지요. 푸라는 더 많은 아이들의 마음속에 이야기 씨앗을 심으러 호호 할머니가 되어서도 도서관으로, 교실로, 교회로, 주민 센터로 찾아다녔어요. 세상을 떠나기 하루 전날, 푸라는 뉴욕 공립 도서관으로부터 ‘생애 공로상’을 받았어요. 1996년에 미국 도서관 협회는 뛰어난 라틴계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주는 ‘푸라 벨프레상’을 만들었지요.
이민자 아이들을 보듬은 이야기의 힘
푸라 벨프레가 미국 공립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푸에르토리코의 옛이야기를 들려준 가장 큰 이유는 낯선 땅에 온 아이들에게 고향의 색깔과 언어를 기억하게 해 주고 싶어서였어요. 정체성을 잃지 않기를 바랐던 거예요. 푸라의 이러한 마음은 도서관을 멀리하던 이민자 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여 발걸음을 돌리게 했어요. 푸라 역시 이민자였기에 누구보다 자신들의 뿌리인 옛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을 거예요. 미국을 기회의 땅이라고 여기고 왔지만 자신의 꿈 씨앗을 심기에 춥고 척박한 땅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 맛보는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