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탄생하는 과정을 환상적이고도 따뜻하게 그려낸 그림
햇빛이 환한 마을, 모두 정답게 사는 예쁜 마을에서 탄생한 두루뭉수리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 알 수 없는 두루뭉수리에게 하느님의 손길이 더해져 예쁜 아가가 되어가는 과정을 우영 작가는 따뜻하고도 다정한 컬러로 그려 내고 있습니다. 두루뭉수리는 곧 곱슬곱슬 머리칼이 나오고, 두 개 또롱 눈이 나오고, 코가 나오고, 입이 나오지요. 하느님과 닮은 모습으로 만들어지는 이 과정이 엄마 배 속에서 열 달 동안 무럭무럭 커 나가는 아기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하느님은 곧 아이를 세상에 내보낼 준비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탄생의 과정을 모조리 지켜 본 아기 동물들의 환대를 받으며 세상에 나가게 되지요. 아이에게 하느님은 축복을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되어 온 누리에 그 향기를 퍼뜨리라고 말이지요. 이 장면은 작가 권정생이 새 생명들에게 전해 주는 기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그림책 《새해 아기》는 권정생 작가가 어린이라는 존재에 대해 걸었던 큰 기대와 사랑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권정생 작가가 꿈꿨던 세상을 우영 작가의 시선으로 그린 그림을 통해 새롭게 만날 수 있습니다.
40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지금도 유효한 작가 권정생의 시선
《새해 아기》는 1974년 ‘여성동아’ 1월호에 실렸던 작품입니다. 한 생명이 태어나기까지, 하늘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기대와 축복을 받고 오는지를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낸 작품이지요. 그로부터 벌써 40년의 시간이 훌쩍 넘었지만 지금에도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생명들이 태어나고 있지만, 어린이를 존엄한 존재로 대하고 길러내지 못하는 일은 너무나도 흔하게 목격되는 풍경이지요. 성인이 될 때까지는 어른에게 의존하고 기대어 커나갈 수밖에 없는 어린이라는 존재가 학대를 당하고, 사고를 당해 죽어가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모든 생명을 존엄한 존재로 여겼던 권정생 작가의 철학이 더욱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해 아기》에서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