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 사회 또는 다른 사회에서 진행된 역사 복원·재현의 경험과 그 문제점을 짚어봄으로써 늦었지만 역사 복원·재현과 관련한 학술적·실천적 쟁점들을 점검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 기획되었다. 복원·재현과 관련한 학계의 논의가 드물었던 만큼 문제의 소재를 밝히고 그 해결방향을 모색하는 데 일차적 목표를 두었고, 여섯 분의 연구자가 각자의 전공 시대와 분야에서 주제를 다루었다.
김종일의 「현재 속 과거 : 선사시대 주거지와 무덤의 복원과 문제점」은 고고학의 패러다임 속에서 유물·유적, 즉 물질문화의 복원과 재현이 인식론적으로 어떻게 이해되었는지를 학설사적으로 검토한 귀중한 연구이다. 또 이 글은 선사시대 유적·유물의 복원 문제를 이론적으로 살펴보았을 뿐만 아니라 복원과 재현, 전시의 실제를 국내·외 사례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 필자는 유적·유물의 복원을 통해 과거를 객관적으로 복원할 수 있다는 기존의 통념을 비판적으로 돌아보고, 또 이러한 통념에 비판적 안목을 제공한 후기과정 고고학이 맑시즘, 구조주의와 해석학, 그리고 현상학 이론을 물질문화에 대한 이해에 어떻게 적용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이 글은 물질문화의 이해를 통해서 고고학의 이론적 패러다임에 대한 인식론적 틀을 검토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김태웅의 「한국 근현대 역사사진의 정리 방향 : 국사개설서와 7차 교육과정 교과서를 중심으로」는 역사 연구와 교육에서 사진 활용의 실태를 한국사 개설서와 교과서 등 한국사 교재에 수록된 사진들을 분석하여 제시하였다. 필자는 이 글에서 한국사 교재에 수록된 사진의 전거가 매우 부실하고, 설명도 오류 투성이임을 낱낱이 밝혀낸 것은 물론 사료 비판이라는 측면에서 사진 자체의 조작과 이미지 왜곡도 예리하게 밝혀냈다. 또 이 글은 교과서의 사진 선정과 배치가 해당 사건에 대한 시각 이미지를 어떻게 좌우할 수 있는지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서 보여준다.
이인재의 「20세기 말~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