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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존재와 달리 또는 존재성을 넘어 - 레비나스 선집 6
저자 에마뉘엘 레비나스
출판사 (주그린비출판사
출판일 2021-08-05
정가 29,000원
ISBN 9788976828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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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노트? 9

논제 15
1장. 존재성과 탈이해관심 16
존재의 “타자” 16 | 존재와 이해관심 18 | 말함과 말해진 것 21 | 주체성 26 | 타인에 대한 책임 29 | 존재성과 의미작용 33 | 감성 40 | 존재와 존재 너머 43 | 주체성은 존재성의 한 양태가 아니다 45 | 여정 50

전개 55
2장. 지향성에서 감각함으로 56
질문하기와 타인에 대한 충성 56 | 질문하기와 존재, 시간과 상기 63 | 시간과 대화 72 | 말함과 주체성 104

3장. 감성과 근접성 136
감성과 인식 136 | 감성과 의미작용 143 | 감성과 심성 151 | 향유 159 | 상처받기 쉬움과 접촉 163 | 근접성 176

4장. 대신함 213
원리와 무시원 213 | 회귀 221 | 자기 238 | 대신함 246 | 소통 259 | “유한한 자유” 266

5장. 주체성과 무한 284
의미작용과 객관적 관계 284 | 무한의 영광 303 | 말함으로부터 말해진 것으로, 또는 욕망의 지혜 331 | 의미와 그저 있음 351 | 회의주의와 이성 357

달리 말해서 371
6장. 밖으로 372

옮긴이 후기 394
저역자 소개 400
타자를 위한 윤리, 타자에 대한 책임

『존재와 달리…』가 겨누고 있는 것은 하이데거의 철학을 위시한 존재 중심의 사고방식들이다. ‘존재’를 앞세운 하이데거의 철학은 나치즘과 같은 전체주의에 대항하는 데 무력했을 뿐 아니라, 전체주의를 뒷받침했다는 혐의마저 받았기 때문이다. 레비나스가 보기에 하이데거의 ‘존재’는 자기 확장의 지평으로 작용하여 전체론으로 이어질 소지를 가진다. 또 인간의 모든 갈등과 전쟁은 자기를 고수하려는 존재-사이(inter-esse에서 비롯하기에, 이 존재-사이 너머로 벗어나는 것이 인간적 삶이 추구해야 할 윤리의 양상이 된다.

레비나스에 따르면 이 윤리란 기본적으로 ‘타자를-위함’이며, 그 근거는 이미 우리의 삶 가운데 마련되어 있다. 타자에 응답하는 책임이 존재-사이/존재성 ‘너머’뿐 아니라 그 ‘이편’에, 즉 삶의 심층에 이미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나’라는 주체가 애당초 타자로부터 말미암았으며, 타자와의 관계에 의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그 관계 형성의 과정은 그 시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어서 우리는 그 흔적들 위에서 살아갈 따름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주체는 근본적으로 수동적이다. 주체의 삶이란 ‘타자 우위’의 관계 속에서 성립한다. 따라서 ‘존재와 달리’라는 말은 단순히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아닌 어떤 다른 세계를 지향하자는 뜻이 아니다. 현대 문명에서 특히 두드러진 자기중심적 ‘존재’의 전횡을 바로잡고, 타자를 마주함으로써 삶의 근본적 면모를 회복하자는 뜻이다.

사랑에 봉사하는 사랑의 지혜

‘타자의 우위’가 주체 내부로까지 파고들어 철저해지면서, 이제 주체는 이미 타자와 얽혀 있는 자로, 타자와 근접해 있는 자로, 타자에 의해 상처 입기 쉬운 자로, 타자를 대신하는 자로 등장한다. 이런 면모는 특히 ‘근접성’과 ‘대신함’이라는 개념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근접성이란 타자가 내게 다가와 있는 방식을, 대신함은 그렇게 근접해 있는 타자에게 내가 응답하는 방식을 뜻한다. 근접성에서는 주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