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꽃집 할머니와 로봇, 모험에 나서다
눈부시게 화창한 날씨일수록 오히려 더 가슴 시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꽃이 된 로봇』의 꽃집 할머니가 바로 그렇습니다. 마음을 나눌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느낀 할머니는 ‘소원을 들어주는 보물 항아리’를 찾아서 친구를 만들어 달라고 하기로 결심합니다.
할머니는 뚝심이 남다릅니다. 나이가 많아 혼자 여행하기 힘들 거라는 말에 여행을 도와줄 로봇도 뚝딱 만듭니다. 남들이 뭐라고 참견하든 로봇과의 모험을 즐깁니다. “바보 같은 꿈이라도 가지고 사는 게 아무 꿈도 없이 사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할머니 말에, 타인의 꿈을 멋대로 재단하던 마음이 뜨끔해집니다.
할머니와 로봇은 온갖 우여곡절을 겪습니다. 괴물을 물리치고 유령의 성에 가는가 하면 모든 게 얼어붙은 겨울 나라에도 갑니다. 비록 보물 항아리는 찾지 못해도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으며 미소 짓고 함께 첫눈을 보며 즐거워하는, 소소하지만 소중한 추억이 쌓입니다. 할머니와 로봇의 진한 우정을 통해 ‘친구’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일상을 공유하며 마음을 나누는 ‘내 곁에 머무는 존재’라는 걸 자연스레 깨닫게 됩니다.
“소중해서 아껴 주고 싶고, 보고 싶은 마음. 그런 마음이 사랑이야.”
사람이 느끼는 감정들을 논리적으로 정의하고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왜 꽃을 좋아할까요? 예쁘다는 건 뭘까요? 좋아한다는 건, 사랑이란 건 뭘까요? 『꽃이 된 로봇』에서는 사람에 대해 궁금한 게 많은 로봇의 질문과 로봇의 눈높이에 맞춘 할머니의 대답을 통해 ‘감정’을 쉽고 서정적으로 표현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우정과 사랑이란 뭔지, 한동안 잊었던 마음속 작고 보드라운 감정의 방을 가만 들여다보게 합니다.
로봇의 호기심에 할머니는 귀찮아하지 않고 설명해 주지만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로봇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시간이 흘러 할머니는 더 여행할 수 없게 되고 이제 빌고 싶은 소원이 달라집니다.
“내 소원은 이미 이루어졌어. 보물 항아리를 찾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