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를 넘는 잔혹 범죄, 악은 어디서 오는 걸까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알코올 중독자 어머니와 끔찍한 일상을 살아가는 아이. 집 근처를 배회하는 개와 고양이를 잡아다가 산 채로 다리를 자르고 버둥거리며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희열을 느낀다. 결국, 눈앞에서 두 팔이 잘린 채 어머니가 살해되는 현장을 목격한 아이는 자라서 산 채로 젊은 여인들의 두 팔을 자르고 시체를 훼손하는 엽기적 사이코패스 살인마로 변신한다. 범인을 추적하다가 치명적 부상을 입으면서도 납치됐던 여성을 구출한 브롤린 형사는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도시의 영웅으로 부상한다. 하지만 1년이 지났을 때 살해범이 부활이라도 했다는 듯이 똑같은 유형의 연쇄살인이 재발하고, 범죄현장의 증거채취 과정에서 심지어 죽은 범인의 것과 동일한 DNA까지 검출된다...
연쇄살인범의 추적 과정은 의식의 흐름 기법을 떠올리게 하는 서술 방식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조금씩 사건의 실체에 접근한다. 그렇게 죽은 살인범이 어린 시절 제삼의 인물에 의해 입양됐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들이 숭배하는 악의 존재가 단테의 『신곡』이 전하는 메시지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음이 드러난다. 사건 해결의 열쇠를 제공한 인물은 바로 브롤린 형사가 살인마의 손에서 구출했고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 여성이지만, 그녀는 또다시 이 엽기적인 연쇄살인 사건에 휘말린다.
엄청난 광기와 폭력이 폭발하고, 안타까운 희생이 따르고, 사건이 종결되고 나서도 한동안 시간이 흐른 뒤 브롤린은 감옥에 갇혀 있는 악마의 화신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다. 이 에필로그에서 그들은 실제로 사회에 만연한 악이 왜 어떻게 태어나는지, 그리고 악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지 곰곰이 새겨볼 만한 화두를 던져준다.
치밀한 구성과 비주얼
수백 쪽에 달하는 연작 소설을 그래픽 노블로 재구성한 화가의 재능을 방증하듯 주인공의 목소리와 해설자의 목소리, 그리고 악마의 목소리가 번갈아 서사를 이끌어가는 구조는 읽는 이에게 입체적인 독서의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정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