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혁명가들의 책 읽기
1장. 조선 최고의 다독가, 홍명희
고향을 떠나 일본으로 | 러시아 문학을 읽다 | 방황과 귀국 | 《임꺽정》을 쓰다, 《조선왕조실록》을 읽다 | 홍명희의 서재 | 남성 페미니스트의 원조
2장. 일목십행의 독서가, 신채호
위인전 시대를 열다 | 신채호의 고서 사랑 | 베이징에서의 연구 | 아나키스트가 되다
3장. 《백범일지》를 통해 본 김구의 독서 여정
청년 김구의 방황과 독서 | 김구의 옥중 독서, 인생 책을 만나다 | 김구가 쓴 금서, 《도왜실기》 | 김구의 애독서 | 김구가 읽은 마지막 책
4장. 중국 대륙을 누빈 독서가들
톨스토이 매니아, 김산 | 마지막 분대장, 김학철
5장. 페미니스트 나혜석의 탄생
나혜석의 여성적 글쓰기 | 조선의 노라를 꿈꾸다 |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읽다
6장. 사회주의 여성해방운동가, 정칠성
정치적 주체로 각성하다 | 일본 유학과 독서 | 콜론타이를 읽는다는 것
7장. 엘렌 케이의 애독자들
나혜석과 김일엽: 연애의 시대를 연 일본 유학생들 | 모성보호운동가, 박원희 | 잊힌 독서가, 최영숙
8장. 과학 조선을 꿈꾼 독서가들
이상설, 수학을 사랑한 혁명가 | 나경석, 아인슈타인을 소개한 과학 기자 | 방신영, 근대 영양학을 도입한 요리책 저술가
9장. 비밀독서회, 식민지 조선을 뒤흔들다
동맹휴학의 시대 | 비밀독서회의 저력 | 회독의 정치학 | 비밀독서회가 읽었던 책들 | 전쟁을 반대하다
10장. 비밀독서회, 억압받는 자들을 위한 교육을 모색하다
‘불온 교사’의 탄생 | 대구사범학교의 비밀독서회 | 식민지 조선의 교원노조 | 글쓰기와 노래
11장. 한글을 빼앗긴 세대의 책 읽기
조선어가 사라지던 날 | 이상촌을 꿈꾼 이들의 책 읽기 | 계몽의 주체로 자각하다 | 역사소설을 읽는다는 것 | 무솔리니와 히틀러에 열광하다 | 한글연구회, 정체성의 책 읽기
에필로그: 혁명가들의 최후
연표 / 참고문헌 / 주 /
‘혁명과 독서’, 저항으로서의 독서를 지향하는 이들의 책 읽기 문화사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사회의 변혁, 즉 혁명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은 지금까지 수없이 많이 제기되었고, 관련된 책들도 많이 나온 편이다. 그간 한국 근대 문화사 연구에서도 ‘혁명과 독서’에 대해서 언급은 되어왔지만 본격적으로 검토한 연구는 드문 편이었다. 이 책은 억압의 시대를 살았던 식민지 청년들, 지식인들이 어떤 책을 읽고 ‘혁명’을 꿈꾸었는지 본격적으로 파헤친 역작이다. “한국 근대 문화사 연구에서도 ‘혁명과 독서’는 언급되어왔지만 본격적이고도 세밀하게 검토한 연구는 드문데, 강성호 선생은 이 과제에 도전하여 새 길을 냈다.”(천정환, 추천사
저자가 밝혔듯이 이 책은 ‘아래로부터의 독서 정치사’를 다루고 있다. 곧 저항으로서의 독서를 지향하는 이들의 책 읽기 문화사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한 무기, 나아가 낡고 모순된 세상을 돌파하기 위한 무기로 삼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특히 당시 청년들이 꾸렸던 비밀독서회의 활약을 파헤친 부분은 저항으로서의 독서가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밝히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식민지 조선의 청년들은 소위 불온서적을 돌려가며 읽고, 토론하며 이를 행동으로 옮겼다. 1926년 순종 장례식을 기해 일어난 6·10만세운동은 비밀독서회를 바탕으로 조직된 학생 단체들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것이었다. 또 비밀독서회는 광주학생운동을 주도했고, 광주에서 시작된 시위를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책을 읽으며 갖게 된 생각과 의문을 이야기하고 질문을 던지는 행위가 궁극적으로 청년들을 일제의 식민 지배에 대항하도록 만든 것이다.
조선의 페미니즘의 계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유의미한 특징이다. 책에는 가부장제에 반대하고 여성해방을 부르짖는 새로운 주체로서 여성 독서가들이 소개되어 있다. 가부장제와 억압의 시대를 모두 극복해야 했던 여성 독서가들에게 책은 매우 큰 역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