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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스토리 동의보감 : 동의보감 속 이야기로 풀어보는 몸과 병과 삶
저자 박정복
출판사 북드라망
출판일 2021-07-28
정가 13,000원
ISBN 979119035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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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 시작하라, 두려움 없이
2. 웃음의 힘
3. 놀람을 놀람으로 치유하기
4. 양생(養生, 욕심을 줄이고 계절에 맞게 살아라
5. 분노로 생각을 다스리다
6. 술, 똥과 오줌을 엇갈리게 하다
7. 어쩌다 신선
8. 열을 내려라, 수승화강(水昇火降하라
9. 귀신 씌었다는 것
10. 우물의 독, 마음의 독
11. 백마 타고 온 손님
12. 토에도 때가 있다 13. 진흙에서 뒹구는 아이
14. 음을 보호하라, 정을 간직하라
15. 잘나갈 때 조심해
16. 오줌, 몸과의 마지막 이별
17. 벽을 향해 웃는 남자
18. 병으로 병을 치유하다
19. 광증을 설사로 낫게 하다
20. 정(精과 성(性
21. 자궁의 혈을 순환시켜라
22. 약의 탄생, 약의 서사
23. 신(神과 함께
24. 배고파서 신선이 된 여자
25. 충(蟲, 내 삶의 동반자
26. 무서운 상한병
27. 병, 삶을 살펴보라는 메시지
28. 고독(蠱毒을 보내는 법
29. 금빛 누에 시집 보내기
30. 옥지에서 나는 변소 냄새
부록. 『스토리 동의보감』 속 슬기로운 의사들의 프로필
<책속에서>
앞의 부인도 이런 경우라 할 수 있다. 한번 도적에게 크게 놀란 후로 작은 소리에도 그만 졸도하고 만다. 이 부인이 도적에 게 위협을 당하여 놀란 것을 대인은 양증(陽證으로 보고 있다. 도적은 외부의 요인이기 때문이다. 외부의 요인이 없어졌는데도 자꾸 놀라는 것은 자신 안에서 나오므로 음증(陰證이다. 이 부인은 지금 음증을 앓고 있는데 본인으로서는 어쩔 수가 없다. 의원은 어떤 처방을 내릴까?
헐! 증상은 심각한데 처방치고는 너무 간단해서 싱겁기까지 하다. 고작 책상을 내리치는 것뿐이라니! 하지만 여기에는 감정과 장부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에 대한 통찰이 있다. 의원은 환자가 놀랄 일이 아닌데도 놀라는 건 처음 놀랐을 때 담(膽이 상했기 때문으로 보았다. 담은 밝은 판단력과 정의로운 결단력, 그에 따른 용기를 주관한다. 그래서 ‘중정지관’(中正之官이라고도 한다. “굳센 기상을 주관하므로 담은 ‘중정지관’이 되어 결단할 수 있는 능력이 여기서 나온다. 인품이 강직하고 과단성이 있으며 곧아서 의심이 없고 사심이 없는 것은 담의 기가 바르기 때문이다.”(3. 놀람을 놀람으로 치유하기, 32~33쪽

어느 날 하수오라는 남자가 술에 취해 밤에 풀밭에 누웠던 모양이다. 몸이 약하여 아내를 맞이할 여력도 없이 쓸쓸히 늙어 가던 이 남자. 밤에 술 몇 잔 걸치고 딱히 갈 데도 없어 벌렁 풀밭에 드러누워 한잠 잤을지도 모르겠다. 깨어서 물끄러미 어떤 풀, 야교등을 바라보게 되었다. 아주 우연히. 그런데 이 풀이 움직이는 게 아닌가! 잎과 줄기가 엉겼다 풀렸다를 반복하면서 말이다. 마치 남녀가 교합을 하듯이. 더구나 잎은 반드시 한 줄기에서 쌍으로 나 있다. 남녀 한 쌍처럼. 마침내 하수오의 기분이 이상해졌으리라.^^
아들을 여럿이나 낳고 130세까지 살았다 하니 이 풀 약효가 대단하다. 그리고 드디어 약으로 탄생했다. 그리고 이젠 야교등이 아닌 ‘하수오’로 불려지게 된다. 약으로서의 이름을 얻은 것이다. 이처럼 약은 처음에는 어떤 서사와 함께 탄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