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이런가?’ 엄마가 처음인 사람에게 건네는 위로의 심리학,
혼돈 육아의 진통제
“욕실에 들어가보니 치약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치약 뚜껑은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세면대 끄트머리에는 치약을 발라놓은 칫솔이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누군가가 양치를 하려다가 불려간 모양입니다. 그 사람은 지금 옆방에 있습니다. 그녀는 아이가 있는 엄마입니다. 엄마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382쪽
“육아는 어려워요. 그리고 육아가 어렵다고 말하기도 어렵죠.”_54쪽
오늘날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들은 막다른 곳에 홀로 남겨진 것 같은 감정을 느끼곤 합니다. ‘맘충’, ‘노키즈존’처럼 아이와 엄마에 대한 미움을 표현하는 언행이나 ‘과잉보호’, ‘간섭’, ‘통제’ ‘학대’ 등의 부정적 개념들 속에서 엄마가 아이를 돌보며 드는 생각을 온전히 전달해줄 말을 찾기 어렵습니다.
남들은 척척 해내는데 나만 징징거리는 걸까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기도 하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불행한 것은 아닌지, 반대로 내 아이만 예뻐 보이는 내가 균형감을 잃은 것은 아닌지 문득 불안해집니다. 육아 담당자들의 이 보편적 감정과 경험은 충분히 이해되고 공감받기보다 파편적인 특수 사례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상황을 정확히 표현해줄 말도, 이해해주는 사람도 찾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엄마 마음 설명서』의 저자 나오미 스태들런은 약 30년간 수많은 엄마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어온 베테랑 심리치료사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특히 엄마들에게 귀 기울이는 그는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고 무엇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내는지 정돈된 글로 보여줍니다. 모르는 사람들 눈에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일 때, 또 아무도 제대로 보고 있지 않을 때 벌이는 사투의 기록, 평소 ‘내가 너무 유난인가?’ 싶어 남들에게는 쉽게 꺼내지 못했던 육아 이야기를 책 속 엄마들은 마음을 열고 털어놓았습니다. 한없이 개인적이면서도 모든 양육자가 공유하는 감정, 설령 겉으로 드러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