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격적인 제목, 인정받은 작품성, 시간의 무게를 이겨낸 이야기
시선이 자아에서 출발해 세상으로 뻗어 나가는 시기인 초등 고학년 어린이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더는 안온하지 않음을 느낀다. 세상과 접점을 만들어가고 싶지만 돌아오는 건 결핍과 단절이다. 아이들의 결핍감과 단절감, 외로움을 세밀하게 포착해 ‘금단 현상’으로 표현한 이 동화집은 우리 아동문학의 중흥기였던 2000년대 중반에 처음 출간됐다. 시장은 날로 커지고, 주목받는 작품이 쏟아지던 시기다. 그런 중에도 이 책은 동화집으로선 낯설고 파격적인 제목으로 눈길을 끌었고, 이내 높은 작품성으로 인정받았다. 어린이에게 잠재된 본연의 힘을 드러내고, 결국 그 힘으로 아이들 스스로 자기 결핍과 단절을 채워내는 이야기로 인정받은 것이다. 제39회 소천아동문학상을 받은 데 이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우수문학도서가 되었고, 수록작 「십자수」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까지 실렸다(5학년 2학기 『국어활동 가』.
훌륭한 문학은 시간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는다. 이 동화집 또한 그러하다. 다시 만나는 작품들에서 여전히 어린이 인물 저마다의 자가 동력이 펄떡인다. 그러면서도 완전히 달라진 얼굴로 다가온 이 책은 오늘날의, 그리고 미래의 어린이 독자에게 그 소중한 동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다.
* 자기 각성과 동력으로 넘어서는 삶의 ‘금단 현상’
어린이는 두 가지 세계를 살아간다. 혐오와 우정(「한판 붙어 볼래?」, 단절과 연결(「금단 현상」, 억압과 보호(「임시 보호」, 고정관념과 새로운 사고(「십자수」 등 상반된 두 세계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갈팡질팡 오간다. 그러느라 익숙하고 안온한 삶을 잃고 용기와 도전이 필요한 순간을 수시로 맞이한다. 기존의 삶을 잃을 땐 어김없이 금단 현상을 앓는다.
표제작 「금단 현상」의 효은이는 인터넷과 전화를 통한 누군가와의 연결에 집착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외려 단절을 겪고, 금단 현상을 느낀다. 그러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연결도 단절도 아닌 상태, 오로지 자기 자신으로 확립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