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향’은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우리 대중가요의 특색이다. 고향생각을 시가의 형식을 빌려 표현하고 선율을 추가하면 망향가가 된다.
역사를 공부한 필자는 이주와 이산을 노래한 우리의 대중가요를 체계화해서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노래방에서 불리는 노래, 잔치모임과 회식자리에서 듣는 노래, 엠티에서 부르는 , 무엇보다도 내가 사랑하고 즐겨 불렀던 노래들에 ‘역사의 옷’을 입혀주고자 한다. 이 책에서는 ‘이주’와 ‘이산’을 열쇠말로 삼아 구한국 말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망향의 노래, 요컨대 망향가요에 녹아있는 시대에 따른 다양한 사회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검토의 주요대상은 대중가요이지만 경우에 따라 창가, 개화가사, 신민요, 동요, 민중가요 등의 시가와 이들 노래의 개사곡이 포함된다. 이러한 모습을 놓고 대중가요 속의 망향에 어떠한 흐름과 변화가 있는지 찾아내는 작업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아울러 시대의 변화와 함께 이주와 이산을 다룬 가요들이 거의 나오지 않는 배경을 결론 부분에 추가했다. 대중가요가 근현대라는 시대가 빚어낸 소산물이라고 할 때, 가요 연구의 지평 확대와 근현대사 연구의 외연 확장을 위해서라도 무관심에서 벗어난 역사 전공자들의 적극적인 가요 연구가 필요하다고 여겨 이러한 인식을 바탕에 깔고 대중가요에 나타난 근현대 한국 역사 속의 이주와 이산이라는 주제를 더듬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