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던 어느 날,
거짓말처럼 다가온 첫사랑
리카는 이제 혼자 학교에 가고, 혼자 쉬는 시간을 보내고, 혼자 집에 옵니다. 진짜 외톨이가 된 것이지요. 리세에게는 리카가 아빠 집에서 주말을 보내는 동안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이 있었지만, 리카에게는 오로지 리세밖에 없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리카네 옆집에 또래 남자아이가 이사를 옵니다. 리카는 죽은 기타리스트(지미 핸드릭스의 이름을 땄다는 지미라는 이름을 가진 이 남자아이가 신경이 쓰입니다. 지미가 뭘 하는지 자꾸 궁금해지고, 지미와 마주치면 자꾸 엉뚱한 소리를 하게 되고, 가끔은 심장이 쿵쾅거리기도 합니다. 이게 리세가 말했던 사랑일까요? 그러고 보면 지미도 리카에게 관심이 없지 않은 모양입니다. 리카와 마주칠 때마다 반색을 하고, 심지어 리카가 아플 때 병문안까지 온 걸 보면 말이지요. 하지만 리카가 제 마음이나 지미의 마음을 확인할 사이도 겨를도 없이 골치 아픈 일들이 이어집니다. 지미를 좋아하는 연적(?이 나타나 리카를 궁지에 몰지 않나, 누군가 운동장에 써 놓은 ‘리카는 멋있어!’라는 글귀 때문에 리세의 오해가 점점 더 깊어지질 않나, 게다가 배다른 여동생의 사고까지…….
우정, 사랑, 가족 관계……
변화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리카에게 ‘사랑’은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 않는 주제였습니다. 이혼한 엄마 아빠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면서 리카는 여기에도 저기에도 끼지 못하는 깍두기가 됐고, 리세가 사랑에 빠지면서 이 모든 사단이 일어났죠.
리카는 모른 척하고 있으면 엄마 아빠가 재결합할지도 모른다고, 리세의 사랑이 식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현실을 외면하고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려고만 해 온 것이지요. 하지만 리카가 그럴수록 상황은 자꾸 꼬여만 갑니다. 지미는 그런 리카에게 다가가 누군가의 관심과 애정, 지지를 받는 기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줍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은 마음을 나눌 대상이 늘어나는 일일 수도 있다는 사실도요.
리카는 줄곧 부모님의 사랑을 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