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된 치레를 꼬집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
《허생전》은 조선 후기 실학자 박지원이 쓴 한문소설입니다. 실학이란 현실 사회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학문을 말합니다. 당시 사회는 글 읽는 양반들이 지배했고, 그이들은 헛된 이론과 체면치레를 앞세웠습니다. 그러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을 천하게 여겼지요. 《허생전》은 바로 이런 헛된 치레 가득한 양반들을 꼬집고, 그 때문에 고통받는 백성들의 삶과 꿈을 그린 소설입니다. 나아가 백성들이 꿈꾸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는 이런 앞선 생각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잘못된 것을 누군가가 바로잡겠다고 나서면, 그것이 불씨가 되어 언젠가는 다른 많은 사람들 생각도 바로잡을 수 있지요. 박지원은 《허생전》이 그 불씨가 되기를 바랐는지도 모릅니다.
이야기를 다시 쓰면서 원본에는 아주 짧게 되어 있는 것을 길게 늘인 부분도 있고, 원본에 없는 장면인데 보태어 넣기도 했습니다. 본디 한문으로 된 짧은 글을 어린이들이 재미있고 실감 나게 읽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
《허생전》은 줄거리가 단순하지만, 인물들이 살았던 시대 배경과 형편, 그리고 지은이의 생각을 헤아려 가며 읽어 보면 그 속에는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허생이 어떻게 돈 만 냥으로 온 나라 시장을 뒤흔들 수 있었는지, 외딴섬에서 새로운 터를 잡을 때 무엇을 중요하게 여겼는지, 온 나라를 두루 다니며 만난 백성들의 삶은 어떠했는지, 그 백성들을 위해 지배층은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이런 것들을 짚어 보며 읽으면 그 맛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허생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습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정치인과 행정가들이 누구를 위해 일해야 하는지, 우리는 무엇을 위해 학문을 배우고 익히는지, 낡은 생각에 사로잡혀 변화를 두려워하면 어떻게 되는지, 이런 물음에 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