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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는 보라
저자 김유진
출판사 창비(주
출판일 2021-07-09
정가 10,800원
ISBN 9788936448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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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어린이 독자님께


제1부 이따 만나

곰돌이 쿠키 먹는 법
한겨울 직박구리처럼
담쟁이, 다른 길로
달려
책을 줘요
샤워
누나
고장 난 저울
이따 만나
잠옷 주머니
꽃의 순서
분홍 바늘
나는 보라
어린이가 이기는 법
빨간 모자가 늑대에게


제2부 내가 노래 불러도 되나요

노래가 될게
아직
울음 파도
할머니 무덤
병어조림
4월의 엄마들에게
엄마 하느님
벌새의 날갯짓이 보이는 시간
여러 번 안녕,
마지막 날 밤의 고백
눈물 어항
그제야, 다람쥐
천천한 포옹
꿈에서 만난 귀신
어두운 밤


제3부 누군가는 우주선을 타고

팔팔파랄파르를파랄
엄마 미워
은행나무와 욕하다
용서할 수 있는 때
비둘기 집
해피 엔딩
헨젤과 그레텔의 유괴 작전
결혼 축하해, 이모
첫 급식 날
부석사 연등
누군가는
밖으로 나오면
출입문에 관한 안내
안심
산타는 있다


제4부 소리처럼 살아요

일기 쓰는 법
소리처럼
아까시나무에 바람 불 때
반딧불이
달님 물결 잠자리
깊은 산속 토끼탕
검은 바다 검은 고양이
별의 음악
나무가 되는 집
언제나 사랑이 이기는 법
북두칠성
밤눈
목화솜꽃
가장 작은 눈송이 하나
산마을 푹푹 눈이 내리면

해설|어린이가 보는 보랏빛 세계를 보라_김지은
더 높이, 더 멀리 새 길을 걷는 어린이

김유진 시인은 첫 동시집 『뽀뽀의 힘』을 펴내며 “지금 어린이들의 심리와 감각에 알맞게 섬세하면서도 발랄하고 맛깔스러운 언어를 구사한다”(김은영라는 평을 받은 바 있다. 7년 만에 펴내는 두 번째 동시집 『나는 보라』는 시인의 고유한 개성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몇 폭은 더 원숙해진 시 세계를 선보인다. 아장아장 걸음마를 하며 세상으로 나왔던 아이는 7년의 시간 동안 훌쩍 자라나, 자기에게 꼭 맞는 운동화를 신고 거침없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어린이가 되었다.

흙먼지 이는 길, 뭔가 숨어 있는 풀숲, 비 온 뒤 얕게 고인 웅덩이 조심조심 가리지 않고 이 운동화만 신으면 자꾸 달리게 돼. 엄지발가락이 앞코까지 빡빡하게 닿아도 내 발 모양대로 꺾이고 주름진, 색 바랜 운동화가 나를 달리게 해. ― 「달려」 부분

7년의 시간 동안 어린이가 달라진 것은 성큼 커진 보폭뿐만이 아니다. “엄마 발자국 뒤를 가만가만 따르다”가 “엄마와 다른 길을 새로 걸어요”라고 결심한 어린 담쟁이(「담쟁이, 다른 길로」는 “꽃 필 날은 내가 정해요”(「꽃의 순서」라고 당당히 선언한다. 그리고 “똑똑하지 않다는 똑똑한 예상을 / 뒤엎는 // 어린이가 항상 이긴다”고 여유롭게 흥얼거린다(「어린이가 이기는 법」. 어린이 고유의 감정과 주체성이 쉽사리 무시당하곤 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기에, 더 높이, 더 멀리 나아가기를 주저하지 않는 어린이상을 다채로운 시어로 표현해 준 시인의 용기가 반갑다.


섬세하고 유희적인 감각이 노니는 동시집

『나는 보라』에 실린 60편의 시를 읽다 보면 독자는 감각이 활짝 확장하는 경험을 느낄 수 있다. 『뽀뽀의 힘』에서 “보라색 머리핀 하나”를 욕심내다 보라색 구두와 보라색 양말, 보라색 가방과 모자의 세계에까지 매혹되어 버린 어린아이(「보라색 머리핀 하나 사고 싶었는데」가 두 번째 동시집의 표제작인 「나는 보라」에서 자신만의 오롯한 정체성을 확립한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특히나 큰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