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제1부 부르봉 왕조 프랑스: 특허와 억압
활판 인쇄와 그 법적인 측면 | 검열관의 관점 | 일상적인 활동 | 문제 사례 | 스캔들과 계몽주의 | 서적 경찰 | 하인 계층에 속해 있던 한 작가 | 유통 체계, 그 모세혈관과 동맥
제2부 영국령 인도: 자유주의와 제국주의
아마추어 민족지학 | 멜로드라마 | 감시 | 선동? | 탄압 | 법정 해석학 | 떠돌이 음유시인들 | 기본적인 모순
제3부 공산주의 동독: 계획과 박해
현지의 정보 제공자 | 문서 보관소 안으로 | 작가들과의 관계 | 작가와 편집자 사이의 협의 | 고난 | 연극: 쇼가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 소설: 출판과 폐기 | 검열은 어떻게 끝났는가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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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관 직무명세서: 검열관은 누구이며 어떻게 일했는가?
18세기 프랑스 왕정의 검열관은 흡사 명예직 공무원과 같았다. 검열에는 체계화된 양식과 절차가 존재했으며, 교수나 학자, 성직자, 변호사 같은 전문직 계층의 사람들이 일종의 부업으로 검열 일을 했다. 봉급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고 대부분의 경우 보상은 출세의 기회, 즉 좋은 평판과 신분 높은 사람들의 후원을 받을 가능성으로 주어졌다. 그러나 일은 너무 많고 늘 고되었다. 검열관들은 권력자의 뜻에 따르고 유력 인사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애쓰면서도 현대의 편집자처럼 원고를 검토하고 오류를 잡고 작가와 협의하며, 원고를 개선하고자 공을 들였다. 이들이 작성한 허가문은 오늘날 책 뒤표지에 쓰이는 홍보용 추천사와 비슷했다.
18세기 프랑스의 검열이 양질의 도서에 ‘특허’를 내주는 형식이었다면, 19세기 영국령 인도의 검열은 전 방위적인 ‘감시’ 체제의 기반을 닦는 것이었다. 동인도 회사 폐쇄 후 새로 출범한 인도 행정청은 서적을 포함한 인도 사회의 모든 측면을 조사하여 기록하기 시작했다. 수천 명의 인도인 관리가 보고서 초안을 작성했고, 영국인들은 이를 점검하며 인도에 관한 방대한 정보를 수집해나갔다. 도서 목록을 작성하고 관리한 이들은 대개 현지인의 풍속을 잘 아는 지역 관리들이나 학식 있는 도서관 사서들이었다. 전반적으로 도서 목록의 의견란은 오늘날의 서평과 흡사했고, 책을 극찬하는 경우도 많았다. 원칙적으로 영국령 인도에는 출판의 자유가 있었지만, 정부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면 혹독한 제재가 가해졌다. 예컨대 농장주 집단 전체를 명예훼손했다는 이유로 유죄 선고를 받은, 일명 『닐 두르판』 사건은 검열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진행된 가장 극적인 검열 사례였다. 영국령 인도에서 문학은 그 문장구조에 이르기까지 그 자체로 정치적인 것이었다.
20세기 공산주의 동독의 검열 체계는 작가와 편집자가 원고 기획과 집필 문제를 두고 협의하는, 가장 낮은 단계에서부터 작동하기 시작하여 출판 이후까지 작동했다.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