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즐거움과 어려움
당연한 말이지만 글쓰기와 말하기는 다르다. 대담에서 말을 함으로써 “글을 쓰며 보호하려고 하는 모든 진지한 것들을 흩트려 놓고 있다”는 푸코 자신의 말에서 우리는 글쓰기와 말하기 관계에 대한 푸코의 통찰을 본다. 책 제목이 ‘상당한 위험’이 된 이유 역시 이 대담이 ‘글쓰기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기가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곳에서, 우리는 글쓰기라는 비밀스럽고 어려우며 조금은 위험한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는 푸코의 말은, 반대로 풀자면 말하기의 가능성이 회복되면 글쓰기의 가능성은 물러날 수 있다는 말이다. 글쓰기와 말하기 사이에는 어떤 양립 불가능한 지점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푸코는 스스로에 대한 역설적인 면을 지적하며, 이 대담에서의 말들이 다시 글로 출판되는 것에 약간의 두려움을 느낀다고 밝힌다. 하지만 글쓰기는 푸코에게 즐거움이기도 하다.
“어디에서 온 것인지도 모르고 어떻게 해서 우리에게 부과된 것인지도 모르는 이러한 의무에 복종한다는 것, 의심의 여지 없이 나르시시즘적이며, 당신을 짓누르며 사방에서 당신을 압도하는 이 법에 복종한다는 것, 이것은 다름 아닌 글쓰기의 즐거움입니다.”(본문 55쪽
어떤 것의 진실일 무엇인가를 드러내는 ‘진단으로서의 글쓰기’를 말하며, 현존하면서도 동시에 잘 보이지 않는 것, 자신과 타인들 간 담론의 거리를 측정하고 위치 짓는 것, 진실의 펼쳐짐을 드러내는 것이 곧 자신의 글쓰기라 밝히는 푸코. 그는 글쓰기를 죽음, 익명, 빈 공간 등의 개념과 연결시킴으로써 그 지점에서 파생되는 글쓰기의 즐거움과 의무에 대한 논의로 우리를 이끈다.
상당한 위험은 어디에 있는가,
지식의 고고학과 권력의 계보학 사이
『상당한 위험』은 글쓰기에 대한 푸코의 다성적인 사유뿐만 아니라, ‘지식의 고고학’에서 ‘권력의 계보학’으로의 이행에 관한 예비적 단서 또한 제공한다. 1968년 여름과 가을에 이루어진 이 대담은 1966년 『말과 사물』을 발표한 푸코가 1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