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경험에서 건져 올린 실천 지침서
국어 시간에 시 쓰기―열두 마당
시 쓰기의 첫발을 어떻게 떼야 할까?
시는 정해진 형식이나 틀이 없어서 자유롭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지기도 한다. 더구나 아이들 대부분은 시를 읽으면 아무 느낌이 없다고 한다. 구자행 선생은 아이들과 어떻게 시를 읽을 것인가 고민했고, 오래전부터 시를 세 유형으로 나누어 시 읽기를 지도해 왔다. 이것이 어떻게 시를 쓸 것인가 하는 방법이 되었다.
크게 어떻게 쓸까, 무엇을 쓸까로 나누었다.
1부는 시의 유형을 세 가지로 나누어(그리는 시/ 말을 건네는 시/ 혼자 말하는 시 유형별로 쓰는 방법을 소개하고, 2부는 쓸거리가 없는 아이들을 도와줄 글감을 실었다. 글감은 어느 하나를 정해 주더라도 쓰는 방식은 아이들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본 대상을 자세히 그려서 쓸 수도 있고, 그 대상에 말을 건네는 꼴로 쓸 수도 있고, 대상을 보면서 일렁인 내 마음을 담아 쓸 수도 있다. 1부 어떻게 쓸까 여섯 마당은 차례대로 공부하는 게 좋지만, 2부 무엇을 쓸까는 꼭 한 해에 다 하지 않아도 된다. 글감 가운데 두세 개를 골라 한 번에 하나씩 실천하면 된다. 학기말고사 치르고 나서나 봄방학 하기 전에 느슨한 때에 시 쓰기를 하면 좋다. 보기시들을 미리 영상 자료로 준비해서, 서로 이야기 나누는 활동으로 공부하면 좋다.
시 쓰기를 수행평가로 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평가 항목을 세우기도 어렵지만, 아이들이 점수에 매달리다 보면, 자유롭고 즐거워야 할 글쓰기가 딱딱하게 굳어 버릴 가능성이 높다. 이와 반대로 무슨 활동이든지 평가로 이어지지 않으면 아이들 의욕이 시들할 수도 있다. 시 쓰기를 수행평가로 할 때 교사가 마음 써야 하는 것들도 평가 방법에 같이 적어 놓았다.
답답한 마음을 풀어 주는 숨구멍이 되는, 시 쓰기
우리 고등학생들은 둘레는커녕 제 삶을 들여다볼 여유도 없이 공부만 하며 쫓기듯이 살아야 한다.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