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경험에서 건져 올린 실천 지침서
국어 시간에 성장소설 쓰기―아홉 마당
‘쓰다’와 ‘적다’의 차이가 무엇일까?
국어 첫 시간이자 글쓰기 첫 시간에 구자행 선생이 아이들에게 던지는 물음이다.
글을 쓰라고 하면 아이들은 대부분 한 일만 죽 늘어놓는다. 글을 썼다기보다는 한 일을 적기만 했다고 봐야 한다. 한 가지 일을 붙잡고서 저마다 본 것, 느낀 것, 주고받은 말, 속으로 중얼거렸던 말 따위를 환하게 펼쳐 보여야 비로소 글을 썼다고 말할 수 있다. 보기글을 읽어 주면서 이런 이야기를 짚어 주면 아이들은 글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금방 감을 잡는다.
수업은 이렇게 단순한 것들로부터 시작해서 한 학기가 끝날 즈음에는 아이들 저마다 자라 온 이야기 한 편으로 마무리된다. 이름하여 성장소설 쓰기. 새 학기 시작하고 교과서 공부에 앞서 10~15분가량 짬을 내어 했고, 수행평가로 활용했다.
구자행 선생은 20년 전 아이들과 ‘자라 온 이야기 쓰기’를 시작한 뒤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성장소설 쓰기를 해 왔다. 고3을 가르칠 때도 수행평가로 했다. 방학에는 부산광역시교육청에서 여는 ‘서머스쿨’과 ‘윈터스쿨’에 글쓰기 강좌를 개설해, 부산 시내 전체 고등학교에서 글을 쓰고 싶어 찾아온 아이들하고도 성장소설 쓰기를 했다.
그 실천 사례를 아홉 개 알맹이 속에 담았다.
말하자면 서사문이 갖추어야 할 요건인데, 그동안 아이들과 성장소설 쓰기를 하면서 아이들이 주로 놓쳤던 내용이기도 하다. 설명문과 서사문의 때매김말(시제은 어떻게 다를까? 그때 그 순간, 주고받았던 말을 되살려 쓰는 것만으로도 글은 어떻게 달라질까? 자꾸 요약하거나 심지어 주장하는 글이 되기도 하는 까닭은 뭘까?… 이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평범한 국어 교사가 아이들과 실제 활동했던 내용들로 정리했고, 또래들이 쓴 보기글과 보기글을 읽은 아이들 반응을 꼭지마다 실어 놓아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을 또래들이 쓴 성장소설 읽는 재미에 빠져들게 이끌어 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