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회의 전형이라는 미국 사회 안에서
한국계 이주민은, 흑인은 어떻게 살아갈까요?
겨울방학 동안 미국의 이모 댁으로 여행 온 주인공 결이, 그의 동갑내기 사촌 주호는 흔히 말하는 이민 1.5세대입니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렸을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 와 미국인으로 자라던 주호는 한국 이름인 ‘주호’로 불리기보다는 ‘톰슨’이라는 영어 이름으로 불리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결이는 주호를 ‘아메리칸 톰슨’이 아니라 ‘한국인 주호’로 여길 뿐이고, 결이가 오는 바람에 친구들과의 여행을 포기해야 했던 주호는 심사가 뒤틀린 나머지 결이에게 삐딱하게 굴기 일쑤입니다.
주호와의 거듭된 다툼 끝에 무척 화가 난 결이는 무턱대고 이모 댁을 나서지만 곧 길을 잃고 맙니다. 낯선 미국 땅에서 말도 제대로 안 통하는 결이는 길거리에서 흑인 청년들 마주치자마자 겁에 질려 그들을 무턱대고 갱스터로 여깁니다. 우리 안에 있는 인종에 대한 편견은 길 잃은 꼬마 아이를 도와주려고 했던 착한 청년들조차 흉악한 갱스터로 만든 것이지요.
이 책 《헬로 미국 할리우드를 향해 쏴라》는 이렇게 미국 안의 한국계 이주민 사회와 흑인 사회를 다루면서 ‘다문화’라는 말을 좁은 틀에 가둔 우리의 모습을 일깨워 줍니다. 그리고 미국의 다양한 인종 사회와 다문화 정책을 엿보면서 미국이라는 다문화 사회를 좀 더 상세하게 알아가게 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