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위험한 꿈을 꾼 사람들의 이야기
<짝궁둥이 삐리, 조선 최초의 신부를 만나다>는 제 마음껏 꿈을 꿀 수도, 꿈을 이루고자 노력할 수도 없는 천한 신분의 사당패 삐리 말뚝이와, 나라에서 금지한 꿈을 꾼 김대건 도령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말뚝이는 짝궁둥이라는 신체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외줄을 타는 어름사니가 되고자 노력을 한다. 김대건 도령은 억압과 제약으로 천주교를 가깝게 하는 것조차 죄가 됐던 세상에서, 누구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신부가 되는 꿈을 꾸고 나아간다. 두 인물에게 꿈은 바라는 자체가 역경이고 고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늘 밝은 얼굴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내 비록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언제나 기쁘단다.”
힘들고 고단하지 않느냐는 말뚝이의 물음에 김대건 신부는 위와 같이 대답한다. 이 말 속에 꿈에 대한 열망과 의지가 담겨 있다. 힘들지 않은 게 아니다. 힘들어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삶이 행복하기에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독자는 <짝궁둥이 삐리, 조선 최초의 신부를 만나다>를 통해 꿈을 이루기 위한 자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더불어 나는 지금 어떤 꿈을 꾸고 노력하는지를 돌아볼 기회가 될 것이다.
타오르는 횃불 위로 말뚝이가 불꽃처럼 솟아올랐어.
다시 떨어질 땐 줄 아래로 고꾸라질지도 모를 일이었지.
아무래도 상관없었어. 그 모든 것까지 말뚝이는 참말로 좋았으니까.
- 126쪽
서양 문물의 유입으로 흔들리는 조선 사회
<짝궁둥이 삐리, 조선 최초의 신부를 만나다>는 흔들리는 조선 사회를 잘 보여준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조선 후기는 유교를 바탕으로 한 신분 사회였다. 그런 조선에 ‘하느님 아래 누구나 평등하다’고 말하는 천주교가 들어왔다. 이는 조선 사회를 큰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아주 위험한 종교였다. 그래서 나라에서는 천주교를 믿는 인물은 물론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조차 철저하게 붙잡아 벌을 내렸다.
하지만 김대건 도령과 곰배마실 사람들처럼 천주교를 믿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