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근대 미학 텍스트
도서출판 마티의 미학 원전 시리즈로 만나다
예술이나 아름다움에 관한 물음은 철학의 주요 문제였으나 감성적인 것에 대한 평가는 인색했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감성적 판단보다 우선시하는 전통은 고대 그리스부터 18세기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자율적인 예술의 등장, 자연에 대한 새로운 인식 등과 더불어 예술과 아름다움은 독자적인 문제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취미론과 숭고에 대한 탐구, 순수 예술에 대한 물음은 ‘미학’이라는 새로운 하나의 학문을 태동시키기에 이르렀다. ‘미학 원전 시리즈’는 독일, 영국, 프랑스에서 출현한 이 미학적 논의를 선도한 텍스트들을 선보인다. 근대 미학에 관해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지만 국내에 번역된 적 없는 이 텍스트들은 미학 연구, 나아가 서구 사상사의 빈틈을 메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미학 원전 시리즈 3
데이비드 흄의 『취미의 기준에 대하여 / 비극에 대하여 외』
“대상의 속성에서 인간의 감정으로,
아름다움에 관한 논의의 결정적 전환”
아름다움과 ‘감정’의 관계를 탐구한 새로운 미학이론
흄은 미학 이론을 한 권의 완성된 책으로 묶은 적은 없지만, 여러 논문을 통해 자신의 미학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아름다움이 대상의 객관적 속성이라는 전통적 견해를 뒤엎고, ‘즐거움을 자아내는 능력’이라고 주장함으로써 학계에 충격을 주었다. 완화된 회의주의를 견지했던 흄은 아름다움은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긍정적 감정의 변화”(156쪽라고 주장한다. 경험론의 맥락에 따르면 “같은 대상에 의해 환기되는 수천 가지 정감은 모두 옳”(169쪽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흄은 아름다움을 판정하는 기준, 즉 취미(taste의 기준을 찾고자 하며, 이 역시 경험적 관찰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한다. 「취미의 기준에 대하여」는 아름다움과 감정의 관계를 인정하면서, 아름다움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논한다.
비극은 어떻게 사람들에게 희열을 주는가
‘비극의 역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