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글 9
서론: 육체와 도시 13
1. 수동적인 육체 14
2. 이 책의 계획 22
3. 개인적인 기록 28
제1부 목소리와 눈의 권력
제1장 벌거벗은 육체: 페리클레스의 아테네 33
1. 시민의 육체: 파르테논과 나체의 과시 38
2. 시민의 목소리: 아고라 광장의 요동치는 삶 59
제2장 어둠의 망토: 고통받는 육체를 위한 의례 79
1. 차가운 육체의 힘: 아테네 여성들의 치유 의례 80
2. 고통받는 육체: 전염병과 재난 속 도시 98
제3장 이미지의 제국: 하드리아누스황제의 로마 105
1. 보고 믿으라: 판테온과 원형극장 111
2. 보고 따르라: 육체, 집, 포룸, 도시, 제국 124
3. 불가능한 집착 145
제4장 육체 속의 시간: 로마의 초기 기독교인 148
1. 그리스도의 이질적인 육체: 시간의 순례자 149
2. 기독교의 장소: 살에서 돌로 160
3. 니체의 매와 양 176
제2부 심장의 운동
제5장 공동체: 제앙 드 셸의 파리 183
1. “도시의 공기는 사람을 자유롭게 한다” 183
2. 연민하는 육체: 살의 복원 192
3. 기독교 공동체: 성당, 수도원, 정원 204
제6장 “모든 사람은 자신의 악마이다”: 엉베르 드 로망의 파리 221
1. 경제적 공간: 성장하는 도시 223
2. 경제적 시간: 호모 에코노미쿠스라는 악마 237
3. 이카로스의 죽음 247
제7장 접촉의 두려움: 베네치아의 유대인 게토 254
1. 자석 같은 도시: 향신료와 유대인 261
2. 게토의 벽: 분열의 욕망 267
3. 칼이 아니라 방패: 격리된 공동체 287
4. 자유의 가벼움 298
제3부 동맥과 정맥
제8장 움직이는 육체: 하비의 혁명 305
1. 순환과 호흡: 18세기의 도시계획 305
2. 유동적인 개인: 분업과 여행 323
3. 군중이 움직이다 331
제9장 해방된 육체: 불
도시학의 거장 리처드 세넷의 명저
‘호모 파베르 3부작’(『장인』『투게더』『짓기와 거주하기』을 쓴 리처드 세넷의 대표작 『살과 돌』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1994년작으로 문화연구, 도시학, 건축학 분야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책이다. 한국에도 이미 1999년에 저자의 책 가운데 맨 처음으로 번역된 바 있다. 하지만 오래전에 절판되어 많은 이들 사이에서 입으로만 회자되다 22년 만에 새로 번역하여 재출간하게 되었다. 번역은 초판의 공역자 중 한 명인 도시지리학자 임동근 선생이 수년간 공들여 완성했다.
책 제목인 ‘살과 돌’은 ‘인간과 도시’를 상징한다. 도시는 돌로 만들어진다. 도시는 정착생활의 산물이며, 정착민이 외적을 막기 위해 벽을 쌓으면서 도시의 역사는 시작된다. 고대 아테네는 기원전 1500년경부터 성벽을 쌓기 시작했고 기원전 5세기 페르시아와의 전쟁 때 성벽으로 도시를 요새화했다. 중세에 서양의 도시는 대부분 성이었다.
도시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 시대, 그 장소에 사는 사람들의 세계관이 투영된 거울이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도시는 이후 그곳 사람들의 삶을 구속하고 구획한다. 돌로 지어진 건축물과 도로는 허물기 전에는 변형이 어렵다. 도시의 건축물이 육체의 뼈대라면, 도로와 수로 같은 수많은 길은 혈관이고, 거기서 인간들이 이루어내는 정치, 경제, 문화 활동은 살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도시계획, 도시설계는 현재의 삶을 비추면서 동시에 미래의 삶을 예비하는 일이다.
고대 아테네부터 현대 뉴욕까지, 이 책이 이야기하는 서양 도시의 역사는 도시가 시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시민의 삶이 다시 도시의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그 상호작용의 파노라마다.
육체와 도시
고대 그리스인들은 벗은 몸을 찬양했고 이는 우월함의 상징이었다. 나체로 몸을 드러내는 사람은 강한 자, 위엄 있는 시민을 의미했다. 그래서 남자는 몸을 드러냈고 여자는 그럴 수 없었다. 이런 태도는 돌에도 흔적을 남겼으니, 바로 도시 어디에서나 잘 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