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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무의 시간 (양장
저자 이혜란
출판사 곰곰
출판일 2021-06-10
정가 14,000원
ISBN 979119671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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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에 멈춰 있는 듯한 나무의 역동적인 성장

아무에게도 눈길을 받지 못했던 어린나무가 마침내 산골 외딴집 마당에 자리를 잡았다.
작고 어린 나무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낯선 개가 짖는 소리에도 놀라지 않고, 차가운 바람에 으스스 가지를 떨며 단단히 뿌리를 내렸다.
반짝반짝 연둣빛 이파리들이 돋아나는 봄을 지나 태풍이 온 산을 할퀴고 간 여름에도, 별 무리가 강물처럼 흐르는 가을에도, 씨잉씨잉 산이 우는 겨울에도 그 자리에서 바람을 맞으며 자랐다. 그렇게 달이 차고 기우는 수많은 날을 보내며 어느덧 나무는 마당에서 가장 큰 나무가 되었다.
“저기 보이는 길의 끝은 어디일까? 산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누구일까?”
궁금할수록 나무는 더 힘껏 가지를 뻗고 더 깊이 뿌리를 내렸다.
수십 번의 계절을 돌고 돌았다. 밑동이 굵어지고 껍질이 터지도록 자랐지만, 가지 끝에 달린 열매는 보잘것없었다. 어느 날, 나무는 바람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너는 천년을 사는 나무란다.”

나무를 지그시 바라본 적은 언제일까. 전염병의 공포까지 상주하는 기후 재앙의 시대는, 나 이외의 존재와 깊이 만나는 기회를 갈수록 박탈당한다. 이즈음 작가 이혜란은 나무가 되어 보는 시간으로 독자를 초대했다. 책을 펼치자마자 흡입력 있는 그림으로 흠뻑 빠지게 하는 이 책은, 독자에게 한 그루의 나무가 되는 경험을 갖게 한다.
까불까불 강아지와 푸득이는 닭을 바라보고, 온갖 바람의 손짓과 소리, 산의 냄새와 웅얼거림을 느끼는 나무, 밤의 고독과 태양의 뜨거움을 받고 누리고 힘겨워하며 그 안에서 춤추고 흔들리며 살아가는 나무가 되어 보는 경험은 나라는 자아를 돌아보는 동시에, 절망과 재앙을 더 많이 말하는 이 세계에 여전히 깃들어 있는 풍요와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들게 할 것이다.

성장담을 넘어서는 묵직한 감동

작가 이혜란은 마당에 있는 느티나무 한 그루를 날마다 관찰하며, ‘나무의 시간’을 온전히 느끼고 깊이 있게 바라보았다. 감히 천년의 시간을 다 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