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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다크 투어, 슬픔의 지도를 따라 걷다
저자 김여정
출판사 (주그린비출판사
출판일 2021-06-25
정가 13,000원
ISBN 9788976826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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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나의 특별한 여행기·7목포의 눈물·11한국 ? 전라남도: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신들의 섬, 죽음의 섬·49 인도네시아 ? 발리: 1965년 인도네시아 대학살
정글의 ‘구눙 티쿠스’·75 말레이시아 ? 바탕칼리: 1948년 바탕칼리 학살 임을 위한 행진곡, 메이리다오·103 타이완 ? 타이베이: 1947년 2·28사건붉은 동백꽃·131 한국 ? 제주도: 제주 4·3사건 못다 한 이야기·163 하늘과 우주를 넘어 나가며: 나와 이 여행을 같이한 이들에게·181
전 세계가 공모한 기억 상실 속에서
기억의 목격자가 되기 위해 떠난 여행, 다크 투어

★ 제28회 전태일문학상 르포 부문 수상작 ★

남북정상회담이 있던 2018년, 인터넷은 김정은 위원장의 밈으로 넘쳐났다. 과거를 모른 채 자라난 젊은 세대에게 한국전쟁은 존재하지 않는 일이었으며 ‘김정은’이라는 인물도 그저 밈으로 소비될 뿐이었다. 베트남 전쟁이나 걸프 전쟁도, 노근리 사건도, 5월의 광주도, 제주 4·3사건도 모두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만 존재하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제주도는 신혼여행이나 여름철 휴가지 외에 별다른 의미는 없다. 우리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는다. 모래가 피로 물들었던 바닷가는 관광지가 되었고, 그곳은 사진만 찍고 지나가는 곳일 뿐이니 말이다. 조지 스타이너가 한탄한 것처럼 우린 모두 “계획된 기억 상실”에 걸렸다.
하지만 이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을 붙들고 아시아 학살지를 돌아다니면서 기억의 목격자를 자청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다크 투어, 슬픔의 지도를 따라 걷다』의 저자 김여정이다. 앰네스티를 비롯한 NGO에서 활동해 온 그는 학살 피해자 가족의 일원으로서 이 여행을 시작했고,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의 기원을 담아 이 책을 썼다.

너무 많은 죽음,
너무 적은 기록과 이야기

어떤 장면을 상상해 보자.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채 굴비처럼 밧줄로 묶여 있다. 1947년 타이완 지룽항의 모습이다(2·28 사건.

“굴비처럼 밧줄로 엮인 사람들이 항구로 끌려오면 군인은 앞줄에 있는 한 사람만 총으로 사살했다. 앞사람이 사살되면 시체의 무게에 이끌려 뒷사람들이 줄줄이 바다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군인들은 총알을 아낀다는 이유로 사람을 굴비처럼 엮어서 죽였다.”(본문 126쪽

말레이시아 바탕칼리 마을을 불태운 영국군은 “공산당 게릴라는 영혼이 없어서, 그들을 죽였어도 하나님 앞에 죄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고, 인도네시아 추추칸 해변은 검은 모래밭이 하얀 백골로 덮일 정도로 시체가 쌓이기도 했다. 마을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