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는 몸으로 표현하는 아이
페리는 말을 할 줄은 알지만, 오랜 떠돌이 생활 때문인지 자기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데 많이 서툴렀다. 그래서 말 대신 손이나 몸으로 표현할 때가 많았다. 일 년 전, 실크 가족이 된 것을 환영하는 파티에서 학교 선생님에게 선물 받은 72색 색연필을 통해, 글자를 익히고 그림으로 감정을 표현하면서 자신을 배워갔다.
『수박 색깔 웃음』은 결핍이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아기였을 때 여행 가방 속에 넣어져 보호소 계단에 버려진 페리를 비롯해, 하루아침에 가족 모두를 잃은 넬 할머니, 그런 넬 할머니에게 다가온 고아 소년 벤, 귀가 들리지 않는 개, 한쪽 눈이 먼 까마귀, 고향에 가족을 두고 그리워했던 터키에서 온 카드리 씨, 50년을 사랑하며 살았던 부인과 사별한 제킨스 할아버지 등이 서로의 가족이자 친구가 되어 그들의 파라다이스를 꿈꾸고 있다.
출간 당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QPLA(퀸즐랜드아동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책 속으로
페리는 이 부분에서 누군가의 품에 안기는 자신을 상상했다. 페리는 기억할 수도 없었고, 말해 주는 사람도 없었지만, 틀림없이 자기도 그랬을 거라고 확신했다. 페리는 벤 아저씨처럼 웃고 눈물을 흘리는 여자를 상상했다. 또 한 번 여자가 웃는 모습을 상상하는데, 바이올렛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엄마는 아기를 보는 순간, 아기가 언니라는 걸 알았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엄마의 깊고 고요한 곳에서 또 다른 아기가 나오는 걸 눈치채지 못했어.” - p.27
점심시간이 되어서도 페리는 여전히 책에 나온 떠돌이 개를 생각했다. 또 블루와 애니 아줌마 그리고 넬 할머니도 떠올렸다. 스쿨버스 창문에서 손을 흔들어 인사한 일이 오래전처럼 느껴졌다. 페리는 블루가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오후 놀이 시간이 되자, 페리는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직접 집으로 가서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 p.44
아줌마는 모든 자식들을 사랑하고 잘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