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해피 엔딩, 우리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
저자 최철주
출판사 궁리출판
출판일 2021-06-15
정가 15,000원
ISBN 9788958207214
수량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라 하나인 것을, 별개의 인생인 양 딱 잘라 생각하는 우리의 이분법적 사고는 왜 고쳐지지 못할까. 미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의 삶과 죽음의 현장에서 생각의 씨앗들을 주어야겠다. 기계적인 시각이 아니라 인간적인 시각에서 삶과 죽음을 들여다보기 위해 긴 여행을 떠났다.”
-본문에서

좋은 인생을 살고 싶다면,
좋은 죽음을 이야기해야 한다

현대의료기술은 죽음을 일상에서 추방했다. 환자들은 마지막 임종 순간까지 인공영양, 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 신장투석 등의 첨단연명기술의 도움을 받으며 죽음의 시간을 무한정 연장한다.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격심한 고통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지만, 가족은 마지막까지 ‘치료’를 해드리는 게 망자에게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의사들은 죽음을 의학의 실패라고 생각하며, 생명을 치료하고 연장하는 데 급급했다. 떠나는 사람이나 보내는 사람이나 ‘치료’에만 매달리는 그곳에는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기 어려웠다. 거기에 재정적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졌다.

한편 장수시대 도래와 함께 암, 심장질환, 알츠하이머병 등을 앓는 노인 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런 사회적 변화는 편안한 임종을 맞도록 돕는 호스피스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났고, 이 책의 초판이 출간된 이후 2009년 대법원은 ‘존엄사’를 처음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2018년에는 연명의료결정법(일명 웰다잉법이 시행되었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존엄한 죽음’과 ‘관습화된 죽음’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생명은 소중하고 존엄하다. 하지만 의료진과 가족들이 생명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치료한다 해도 죽음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온다. ‘최선’을 다한 치료 이후의 간호는 어떤 그림이어야 할까, 의료진과 가족들이 생각하는 최선이 말기환자에게도 최선일까. 환자들은 자신의 삶을 정리할 시간도 없이, 사랑하는 이들과 행복한 하루도 보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데 말이다. 이 책은 ‘치료’를 넘어 사회적 ‘돌봄’으로써 죽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