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도 한 살, 엄마도 한 살
지나고 보니 예쁘고 달콤했던 순간들
거인처럼 커다란 아기가 하늘에서 뚝 떨어집니다. 아기가 탄생하던 날이지요. 이날은 엄마의 일생을 통틀어 가장 기쁜 날이지만, 아기를 키우는 모든 순간이 마냥 기쁘고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온종일 아기에게 모든 신경을 쏟는 엄마에게는 시도 때도 없이 울음을 터뜨리는 아기가 때로 시한폭탄처럼 느껴지기도 하지요. 아기의 똥오줌과 젖 토와 침으로 범벅이 되며 매일같이 당황스러운 상황이 벌어지지만, 사실 엄마가 가장 힘든 점은 서툴고 부족한 엄마라는 자책감일 거예요.
《어느 날 갑자기》는 함께 성장해 가는 엄마와 아기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세상에 태어난 아기도, 아기를 먹이고 돌보는 엄마도 아직은 서로 처음 만난 낯선 사이입니다. 아기는 부모의 돌봄 속에서 먹고 자고 누며 몸과 마음이 자라고, 엄마는 울고 보채는 아기를 이렇게 저렇게 달래 보며 아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불편한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하나씩 깨달아 갑니다. 한 살배기 아기와 첫 육아를 시작한 한 살짜리 엄마가 서로를 알아 가는 소소한 순간들,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엄마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떠올리겠지요. 《어느 날 갑자기》는 그러한 작고 소중한 엄마와 아기의 시간을 비눗방울처럼 아름답게 담아냈습니다.
까르르 웃는 얼굴, 쌔근쌔근 숨소리, 따뜻하고 보송한 감촉
울고 떼쓰고 칭얼대도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아기
이 책에는 엄마와 아기 두 사람이 등장합니다. 실제 엄마와 아기의 모습과 달리 이 책에서 아기는 커다란 거인으로, 엄마는 조그만 소인으로 그려집니다. 작가는 서툴고 어설픈 초보 엄마였을 때 아기가 거인처럼 크게 느껴지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지었습니다. 책 속의 그림처럼 많은 엄마들은 아기를 세상 그 무엇보다 커다란 존재로, 어설프고 서툰 자신을 한없이 작은 존재로 느끼곤 합니다. 대담한 붓 터치로 그려진 커다란 아기와 연필로 아기자기하게 그려진 조그만 엄마가 포근한 질감의 배경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