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사라지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빼곡하기만 한 우리 사회에 보내는 화가의 편지
파란 하늘, 눈 부신 햇살, 기분 좋은 바람…… 당연하게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해 왔던 것들이지만, 요즘에는 뿌연 먼지 탓에 밖으로 나가기조차 어렵다.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언제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을 지경이다. 그런데 여기, 비슷한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는 동물이 있다. 하늘이 사라져 버린 도시에 하늘을 그리게 된 화가의 기구한 이야기를 함께 들어 보자.
원숭이 화가는 어릴 때부터 자연 풍경을 즐겨 그려 왔다. 그런데 화가가 자라는 동안 마을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높은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서면서 자연의 초록빛은 찾아보기 어렵게 된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쌓아 두려고, 마음에 드는 모자가 너무 많아서…… 너도나도 앞다투어 건물을 세워 올린 탓에 하늘은 점점 보이지 않게 되었다. 좁고 어두운 방에 갇힌 것처럼 답답함을 느낀 주민들은 대책 회의를 열고, 온 동네를 파란 하늘 그림으로 채우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원숭이 화가에게 우르르 몰려가서 그림을 그려 달라고 요청한다. 화가는 밀려드는 주문에 정신이 없지만 모두를 기쁘게 해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즐거이 그림을 그린다. 그러던 중 날아가던 새가 하늘을 그린 벽에 부딪혀 다치는 일이 벌어지자, 화가는 무언가 잘못되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그의 고민에도 불구하고, 높다란 건물은 계속 세워졌고 진짜 하늘은 더욱더 작아져만 갔다. 이제 원숭이 화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나는 인기 화가가 되었습니다. 전보다 커다란 집에 살고, 맛있는 음식도 먹게 되었지요.
하지만…… 이렇게 계속 하늘을 만들게 된다면, 마을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더 높이, 더 많이!”
욕심으로 인해 잃어버린 것들을 이야기하는 그림책
원숭이 화가의 덤덤한 독백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주민들의 욕심으로 인해 마을이 변해 가는 과정을 차근차근 보여 준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현재의 상황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