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글쓰기 수업 _7
2. 공무실의 모네 _18
3. 지독한 꿈 _34
4. 위조지폐 _44
5. 목소리 _53
6. 동아리 _63
7. 발굴 작업 _73
8. 미래의 숫자 _86
9. 영원한 학생 _100
10. 상담실 _113
11. No pain, no gain _124
12. 5교시 수업 _136
13. 학급회의 _148
14. 추억 _160
15. 악몽 _171
16. 또 다른 학교 _187
17. 그리고 _194
작가의 말 _197
“학교의 본질은 신축 건물과 인조 잔디와
우레탄 트랙이 닿지 않는 곳에 꼭꼭 숨겨져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학교’를 ‘일정한 목적·교과 과정·설비·제도 및 법규에 의하여 계속적으로 학생에게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이 정의만으로는 학교라는 장소가 어떤 곳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설흔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오늘날의 청소년들에게 학교란 어떤 공간일지 한 톨의 미화도 없이 파고들어 보고 싶었다”고 밝히고 있다.
작품 속에는 한 반의 고등학생들이 돌아가면서 각 챕터의 화자로 등장한다. 재서는 글쓰기 수업 시간에 선생님을 “늙은 개”로 변신시키는가 하면. 지루한 수업을 버티게 해준다는 Db 약물 명상 프로그램을 수강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몽땅 털어 애리조나로 떠난다. 성훈과 재욱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의미심장한 사진 한 장으로 학교 발굴 작업에 돌입하고, 재섭은 35년 전에 실종된 소년과 함께 검은 말을 타고 학교에 존재하지 않는 6층 복도로 사라진다.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소설을 읽다 보면 모종의 쾌감을 얻게 되는데, 학교의 본질 혹은 학생의 본분이라 여겨져 온 모든 반듯한 생각들을 전복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소설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학교의 숨겨진 본질을 탐색하는 여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거침없는 장광설로 빚어낸
학교라는 근대적 산물의 부조리극
작가 설흔은 믿을 수 없는 화자, 현실과 비현실 틈새에서 출렁대는 물리적 공간, 진짜와 가짜를 넘나드는 정보들을 거침없는 장광설 속에 녹여냄으로써 ‘학교’라는 근대적 산물의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학교 안에서 푸른빛이 감도는 동고비가 말을 걸고, 입이 거친 코끼리가 운동장을 맴돌고, 바나나 나무들이 신관과 구관 사이를 열대우림처럼 가득 채운 초현실적인 풍경이 느닷없이 펼쳐진다. 꿈인 듯 환상인 듯 비현실적인 장면들이 끝없이 펼쳐지는 중에도, 교실과 선생과 학생의 모습은 2019년, 2029년, 2039년을 거쳐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