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 그러니 당신도 살아 있으라
제1장. 생존의 기억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7분
방황의 나날들
비극의 시작
10년이 지나 죽기로 결심하다
나를 사랑했던 사람에게
감당하지 못할 빚더미
타인에게 욕먹는 일
불행을 맞이하는 법
고단해도, 살아야겠다
제2장. 고통이 가져다준 선물들
혼자 만드는 천국은 없다
벼랑 끝에서 붙잡혀버린 손
슬프지 않던 모든 날이 행복이었음을
숨지 않기, 침묵하지 않기, 기록하기
무례하지 않게 온기를 전하는 법
담백하게 위로하는 마음
서로에게 기꺼이 기대면 안 될까
제3장. 익숙한 비극 사이에서 건져 올린, 인간이라는 희망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타인을 안다는 착각
위로는 행동이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일에 대하여
다시 배워나가는 일상
밥 먹고 다니라는 말
제4장. 상처가 상처를 끌어안을 때
삼풍과 세월호
상갓집 앞에서 옷깃을 여미는, 최소한의 배려
용서의 무게
진도 막사에서의 밤
자꾸만 설명을 요구하는 사람들
상처받은 이가 상처받은 이에게
계속 쓰고 말하기로 했다
살아남은 자에게 주어진 소명
| 에필로그 | 그럼에도 불구하고
| 부록 | 삼풍백화점 참사의 기록
사회적 참사는 개인을 어떻게 망가뜨리는가?
더는 같은 고통을 겪는 이가 생기지 않도록, 온몸으로 써내려간 기록
2018년 4월, 〈세월호가 지겹다는 당신에게 삼풍 생존자가 말한다〉라는 글이 한 포털 사이트를 뜨겁게 달구었다. 1995년 일어난 삼풍백화점 참사는 일개 공무원까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처벌받았음에도 자신은 그 불행이 가져다준 여파로 인해 20여 년이 지나서까지 고통 안에서 살았다는 고백이었다. 이 글은 같은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지금 우리가 세월호를 비롯한 사회적 참사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달렸다고 역설한다. 해당 글은 각종 검색 포털 1위를 차지해 누적 조회수 100만 뷰를 달성하고 5,000건 이상의 추천을 받았으며, 수많은 인터넷 신문에 기사화되었고, 그날 이후 지금까지 매년 4월이면 재소환되고 있다.
이 책은 해당 글을 쓴 삼풍백화점 사고 생존자가 고백하는 ‘참사 이후 이야기’다. 저자는 사회적 참사가 개인의 삶을 어떻게 비틀어놓았는지 낱낱이 공개한다. 그날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시작된 이 비극의 역사는, 우연히 살아남은 우리들에게 주어진 숙제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슬프지 않았던 날들이 모두 행복이었다”
삼풍 사고 당사자가 고백하는, 붕괴 이후의 삶
1995년 6월 29일 그날 일어난 삼풍 참사는 26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의 삶에 얼룩처럼 남아 더 많은 불행으로 번지는 듯했다. 사고 당시의 상황과 사회적 참사의 당사자가 된 심정뿐 아니라 친아버지의 자살, 친오빠의 학대, 자신의 우울증과 자살기도, 직장 내 괴롭힘과 퇴사까지 생의 크고 작은 사건들은 번번이 돌부리가 되어 그를 넘어뜨렸다. 그때마다 그는 조금씩 비틀거렸지만, 그럼에도 결국 살아냈다. 불행에 집중하기보다는 불행으로 얻어낸 것들에 주목한 결과다. 그는 “그 모든 일을 겪어왔지만 그래도 내가 살아온 세상은 따뜻했다고”, “슬프지 않았던 날들이 모두 행복이었다”고 서술한다. 수많은 비극 안에서도 기어코 살아낸 이가 들려주는 담담한 고백은 불행을 불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