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에서 법률의 보편원리를 최초로 다루다
키케로의 ??법률론??은 서구에서 법률의 보편원리를 다룬 최초의 책이다. 선대의 결의론(決疑論 이론가들과는 달리 키케로는 당대까지 접근할 수 있던 자연철학에서 법의 정신과 토대를 구축했다. 이러한 토대만이 입법자들과 법을 준수해야 하는 인민에게 확고하고 불변하며 영원한 원리를 제공한다는 신념에서다. 따라서 키케로는 자연철학에 입각해 로마 헌정과 현행법을 해설하고 또 그 원리에 준해서 법안을 수정 보완해 제시한다.
서양 법의 원류는 로마법이다. 서양의 법을 수용한 우리나라의 법체계도 크게 보면 로마법의 체제를 벗어나지 않는다.
키케로의 ??법률론??은 로마인이 제국을 이룬 다음에 확립한 자기 정체성을 토대로 로마 시민의 법 관념을 잘 보여준다.
이전의 법률가들은 하나같이 실정법에 대한 해설에 치중했고 성문법을 맹목적?절대적으로 신뢰해 현행법에 이의를 제기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와 달리 키케로는 법률가들이 지닌 법 개념을 초월해 유일하고 영원한 신 개념, 만민 평등, 인간과 신 사이의 유사성, 도덕법의 신적 원천, 신의 원리, 인간은 선의 실현과 인간 완성 그리고 덕성의 함양을 지향하는 본성이 있다는 성선설, 정의가 법의 근본이며 정의의 개념은 동서고금에 불변한다는 신념 등 철학적 기본 개념을 도입했다. 이 모든 것이 법률의 토대가 된다는 확신을 품었다.
대화형식으로 이루어진 『법률론』
『법률론』은 키케로와 그의 아우 퀸투스 그리고 이 형제의 벗인 폼포니우스 아티쿠스가 나누는 대화체로 꾸며져 있다. 질문과 답변으로 이어지는 이 대화체는 법률가의 변론과정을 연상시킨다. 키케로는 화자 가운데 어느 한편이 양보해서 합의에 도달하거나 다른 사람이 끼어들어 화제를 돌리는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키케로 자신이 개진한 의견에 대해서 다른 화자의 입으로 상당히 철저한 반론을 제기하게 한다. 독자에게 올바른 판단을 하게 하려면 일방의 의견이 아니라 상충되는 의견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자신감 있는 키케로는 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