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자, 간다!”
타타타타 타타타 타탓, 쿵!
“안 돼!”
뜀틀 위에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캬캬캬. 넌 넘으라는 뜀틀은 안 넘고 왜 목말을 타냐?”
심술이가 손뼉까지 치면서 웃어 젖혔다.
바로 그때다.
“그게 그렇게 웃을 일이냐?”
웬 걸걸한 여자 목소리가 체육관을 쩌렁쩌렁 울렸다. -p.16
“어때, 겐이치. 나 동네 구경 좀 시켜 주면 안 될까?
히, 재밌겠다.
“안 될 거야 없지만요, 여기서 어떻게 탈출하느냐가 문제죠.”
체육관 한쪽에 어떤 선생님이 의자에 앉아 졸고 있었다.
그때 심술이가 다시 끼어들었다.
“그건 나한테 맡겨. 겐이치, 어서 신발 갖고 이리로 와.”
심술이가 히죽 웃으며 무대 뒤편으로 앞서 걸어갔다. -p.29
“어서 타. 어정거리다간 점심시간 끝나는 종이 울릴 거야.”
뜀틀을 넘는 건 자신 없지만, 뜀틀에 올라타는 건 내 특기다. 영차.
“겐이치, 이제 내 귀를 꼭 잡아.”
나는 뜀틀 귀를 붙잡았다.
“근데 정말 날 수 있어요?”
조금 걱정이 돼서 물었다.
그때 뜀틀이 큰 소리로 기합을 넣었다.
“내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랴! 나는 할 수 있다! 으라차차, 얍!”
크게 소리치더니 힘차게 앞으로 달려 나갔다. -p.57
다음 날, 어제 선생님이 말한 대로 뜀틀 시험을 봤다.
좀 부끄럽긴 했지만, 나는 큰맘 먹고 소리 내어 주문을 외웠다.
“내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랴! 나는 할 수 있다! 으라차차, 얍!”
그러고 나니까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확 사라졌다.
“어쭈, 저렇게 진지한 얼굴 처음인걸. 겐이치, 소심한 너도 한번쯤은 도전해 보시겠다 이 말씀?” -p.7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