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독법으로 만나는 인간 장자
? 왜 내편만을 다루는가? _ 장자 사상의 핵심, 생명
왕보가 이 책에서 검토한 것은 인간 장자와 그의 철학이지, 『장자』 철학에 대한 것이 아니다. 즉, 그의 관심은 사람이지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 사상가와 그 사람의 이름을 딴 책의 관계는 항상 복잡했다. 예를 들어 『묵자』나 『장자』라고 이름 붙여진 책들은 묵학총서 및 장학총서로 보아야지, 묵자나 장자 한 사람의 저작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장자와 『장자』 사이에는 등호를 붙일 수 없다.
왕보는 장자의 내면과 철학에 좀 더 밀착하기 위해 『장자』에서 장자가 직접 썼다고 알려진 내편 일곱 편(「소요유」, 「제물론」, 「양생주」, 「인간세」, 「덕충부」, 「대종사」, 「응제왕」만을 다룬다. 장자에 대한 가장 유명한 주석자인 곽상郭象에 따르면, 『장자』는 총 33편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것은 다시 내편, 외편, 잡편으로 나뉜다.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편은 장자 철학의 원형을 반영하고 있고, 외편과 잡편은 장자의 후학들이 썼다는 것이 거의 정설이다.
왕보는 『장자』 내편이 장자의 사상을 담은 것이라는 기존의 애매한 태도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그것은 장자가 직접 쓴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내편은 각 편의 구성이 치밀할 뿐만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하다고 믿는다. 그는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각 편에 대한 분석과 내편 전체의 유기적 연관성을 찾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예를 들어 그는 내편 각 편의 편명은 모두 세 글자로 되어 있고, 편명은 해당 편의 대의를 개괄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각 편 처음에 나오는 글자를 가지고 건성으로 이름을 붙인 외편, 잡편과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이다. 무엇보다 내편 일곱 편은 분명하게 하나의 주제, 즉 생명이라는 주제를 둘러싸고 전개된다는 것에 방점을 둔다. 왕보는 이 “생명”이라는 주제가 장자 사상의 핵심을 관통하는 이해의 지점이라고 말한다.
? 왜 「인간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