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장 밀양에서 다시 가야산까지
1. 시골 유생 신유한
가야산, 내가 돌아갈 곳 | 대나무골에서 태어난 아이 | 서얼이라는 굴레 | 특이한 문장 수업
2. 서울 나그네살이
서울 가는 길 | 촉석루에 서다 | 임춘을 다시 세상에 부르다 | 장원급제하다 | 오랜 기다림 | 봉상시 관원으로서의 삶 | 남산에서 서울을 내려다보며
3. 지방 고을을 전전하며
척박한 고을의 수령 | 지나치게 부드러운 원님 | 어쩌면 삶이 이리도 고달픈가
4. 가야산 기슭에서 운명하다
2장 바다 건너 일본으로
1. 멀리 일본에서 노닐다
2. 오랑캐가 사는 신선의 땅, 일본
신선의 땅 | 화려한 도시 | 긴장과 갈등 속 사행길
3. 일본 문사와의 만남
사행의 동반자 아메노모리 호슈 | 겟신 쇼탄과의 신교 | 일본 문사와의 수창 | 도리야마 시켄의 시를 읽다
4. 통신사행, 그 후_
3장 나를 알아줄 이 누구인가
1. 마음이 같은 벗, 최성대
진정한 지기 | 필원에서의 밤 | 평생을 함께하다 | 부부로 기억되는 우정
2. 불우함을 위로받다
눈 오는 밤의 시회 | 서얼 차별을 철폐하라
3. 문예에 노닐다
김창흡의 조언 | 이병연과의 시교 | 적벽부를 모의하다 | 함께 옛것을 이야기하다 | 영매의 해산금 연주
4. 마음의 스승
연천에서 만난 허목 | 최치원을 사모하다
4장 경계 밖을 노닐다
1. 옛글에서 길을 찾다
문장으로 논란을 일으키다 | 선진양한의 문풍을 꿈꾸다 | 천기에 응하고 마음의 소리를 담아라 | 글은 글일 뿐
2. 나는 방외에서 노니는 자
『산해경』을 펼치며 세상 밖을 신유하네 | 모든 것은 물거품이다 | 노승과의 이야기
3. 천하제일의 문장
홀로 가는 나그네 | 한계 없는 용문 | 정신까지 모사하다 | 허와 실이 공존하는 문장 | 참을 얻는 놀이 | 현실을 향한 날카로운 시선
5장. 일대의 문호
1. 후학을 양성하며
신유한의 특이한 교수법 | 신유한과 그의 문도
2. 청천 신유한, 그 후
30년
‘18세기 개인의 발견’ 시리즈는 신유한, 조귀명, 이용휴, 유한준의 생애를 비평적 시각으로 조명한다. 동아시아에서 ‘개인’에 대한 사유는 전국시대 양주 이래로 시대 전환기마다 출현해왔다. 당대의 지배적 가치관에 동의 못 하거나 이질감, 소외감을 느끼는 순간 개인은 공동체와 거리를 두며 자기만의 느낌, 감정, 생각을 일구어나갔다. 이 시리즈는 그중에서도 자주 거론된 북학파가 아닌, 또 다른 방향에서 새로운 사유를 모색한 네 인물을 다룬다. 그중 이 책이 조명하는 청천靑泉 신유한申維翰(1681~1752은 뛰어난 문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서얼로 태어난 비운의 문인이며, 당대의 신분적·계급적 한계와 부딪히는 과정에서 독창적인 문장과 문학론을 펼친 인물이다.
신유한은 우리에게 흔히 통신사행록 『해유록海遊錄』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해유록』 못지않게 빼어난 신유한의 다른 많은 작품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다. 이 책은 신유한의 문집 『청천집靑泉集』을 포함해 그가 남긴 독자적인 문학 세계를 충실히 복원하며, 그의 문학에서 삶을 읽어내고 삶에서 문학을 읽어내는 방식으로 신유한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사회가 부여한 한계 때문에 좌절해야만 했던 선비의 포부, 그렇게 수십 년을 살며 벼려낸 경계 밖 주체로서의 감성과 사유,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뒤섞여 만들어진 ‘천하제일의 문장’에 대한 애착과 문인으로서의 기상일 것이다. 이로써 독자들은 당대와 불화한 개인이 어떻게 자기를 만들어나갔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 하나를 볼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방대한 자료를 참조하면서도 딱딱하지 않은 서술로 대중에게 다가선다는 데 있다. 저자는 신유한의 문집 『청천집』과 통신사행록 『해유록』은 물론이거니와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신유한을 언급한 적 있는 여타 인물의 기록까지도 충실히 끌어모았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자료 모음에 그치지 않고, ‘경계 바깥에서 자기를 찾아나간 인물’이라는 관점으로 그의 삶에 서사를 부여하고 있다. 인물들 간의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