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콩쥐는 집에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집안일만 몽땅 도맡아서 해야 했어. 겨우 집안일을 마치고 눈을 붙이면 어느새 새어머니가 깨워서 다시 일을 시켰지. 걸핏하면 거짓말로 콩쥐를 골탕 먹이기는 건 예사였고, 터무니없는 일을 만들어서 콩쥐에게 몸 고생 마음고생을 시켰단다. 콩쥐가 슬퍼하는 만큼 자신에겐 기쁨이 찾아온다고 믿는 것 같았어. 콩쥐는 하루하루를 눈물과 서러움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단다.
-13쪽
콩쥐는 하는 수 없이 두꺼비가 시키는 대로 독을 들어 올렸어. 그러자 두꺼비가 엉금엉금 독 밑으로 기어들어가 구멍을 막았어. 콩쥐는 독을 다시 똑바로 세웠지. 그러고는 물동이를 이고 우물로 가서 물을 길어다가 빈 독을 채웠단다. 과연 여러 차례 우물과 부엌 사이를 오고 갔더니 독 안에 물이 가득 찼어. 콩쥐는 그제야 한숨을 내쉬었어. 그러고는 새어머니에게 가서 말했단다.
-30쪽
콩쥐는 외갓집에 도착하자마자 꽃신을 벗고 짚신으로 갈아 신었단다. 아낙에게 등을 떠밀린 콩쥐가 마지못해 꽃신을 신어 보았지. 열쇠와 자물쇠가 만나듯이 꽃신은 콩쥐 발에 꼭 들어맞았단다. 꽃신의 주인이 콩쥐인 게 밝혀진 거야.
-47쪽
새어머니는 문틈으로 배좌수가 두 딸에게 말하는 소리를 모두 엿들었어. 새어머니는 부글부글 속이 끓었단다. 아무리 전 부인의 딸이라고 해도 미워할 일이 아니건만 장화와 홍련의 새어머니는 두 딸에 대한 시기가 더욱 심해졌지.
-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