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생명과 더불어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때
동물과의 공존을 주제로 한 어린이 SF 소설 시리즈 <개와 고양이의 시간> 두 번째 책이에요. 눈높이아동문학상 단편 동화 부문 대상을 받으며 등단한 박정안 작가가 쓰고, 순수 화가와 어린이 책 작가로 활동 중인 조은정 작가가 그린 작품이지요. 인간과 고양이의 쫓고 쫓기는 숨막히는 추격전을 따라 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답니다. 실사 같은 세밀한 그림 또한 독자가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지요. 박정안 작가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대전 동물원 탈출 퓨마 사살 사건’이었어요. 2018년에 대전에 있는 동물원에서 우리를 탈출해 동물원 뒷산에 있던 퓨마를 몇 시간 만에 사살한 일이지요. 단 몇 시간, 자유를 누리고 죽은 퓨마의 이야기가 오랫동안 작가의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았다고 해요. 이제는 정말로 다시 생각해 볼 때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사람이 살기는 편해졌지만 예전 모습을 잃어버린 지 오래인 지구에서 다른 생명과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해 말이에요.
지구의 고양이들과 사람들을 위협하는 예상치 못한 음모
이 책의 배경이 되는 미래 지구는 빌딩과 아파트만 가득하고, 미세먼지가 도시를 뒤덮으며, 사람들은 식량난에 허덕이는 행성이에요. 이런 지구에 구원의 손길을 내민 건 개로 행성인들이었어요. 씨를 뿌린 지 일주일 만에 열매를 맺고, 열매 한 알만 먹어도 이틀은 배고프지 않은 슈퍼 곡물 씨앗을 나눠 주겠다고 한 거예요. 다만 조건 하나가 있었어요. 개로 행성의 사신단이 슈퍼 곡물 씨앗을 가지고 지구에 도착하기 전에 지구에 있는 모든 동물을 보이지 않게 해 달라고 한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은 모든 동물을 잡아 동물원에 넣기로 했죠. 이 계획이 차질을 빚은 건 바로 고양이들 때문이었어요. 고양이들은 잘도 도망 다녔을 뿐 아니라 결사대를 만들어 붙잡힐 위기에 처한 고양이들을 구해 냈죠. 고양이들이 잡히지 않도록 도와주는 조력자들도 있었어요. 그들은 고양이들이 숨어 살 수 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