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와 그 속에 담긴 지혜, 사노 요코
사노 요코는 이미 《100만 번 산 고양이》라는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항상 독특한 이야기로 유머가 가득한 그림과 리듬감 있는 글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을 선보이는 사노 요코는 《두고 보자! 커다란 나무》에서도 특유의 재치와 위트로 독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소중한 나무를 베어 버리고 나서 곤란을 겪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아저씨의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는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단지 웃음을 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삶의 지혜까지 담아내고 있어 읽을수록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 있는 것의 소중함
사람들은 대부분 곁에 있는 것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간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그 존재가 없어졌을 때에야 아쉬워하며 얼마나 소중했는지 느끼게 된다. 가까이 있는 것이 소중하다는 것, 평범한 진리이지만 쉽게 깨닫기는 어렵다.
《두고 보자! 커다란 나무》는 이런 평범한 진리를 이야기해 주고 있는 책이다.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이는 짧은 이야기이지만 이러한 주제를 진부하지 않게 풀어내면서 읽는 재미와 감동을 함께 전해 준다. 어리석은 아저씨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책장을 넘기다보면 곁에 있는 사람, 혹은 물건이 얼마나 고마운지,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오만하고 어리석은 아저씨, 바로 우리들의 모습
커다란 나무 옆의 조그만 집에 살고 있는 아저씨. 커다란 나무는 아저씨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다. 그러나 아저씨는 나무의 고마움에 대해 잘 모른다. 나무가 주는 혜택을 다 누리면서도 “나한테는 성가신 나무일뿐이야.”라고 말할 뿐이다.
나무는 아침에 아저씨의 잠을 깨워 주고, 열매도 주고, 빨래를 널 수 있는 든든한 지지대가 되어 주는 등 온갖 도움을 준다. 하지만 아저씨는 단지 나무가 자신에게 주는 약간의 귀찮은 일들(눈덩이가 떨어지고, 벌레가 건들거리는 아주 사소한 일들뿐이다. 때문에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