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전하께는 시정기를 감찰할 권한이 없으십니다
12화 원컨대 내 사랑, 오래오래 살아서 영원히 내 주인 되어주소서
13화 우리는 이제 왕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걸 아니까
14화 허장성세, 무중생유, 그리고 성동격서
15화 그 여인이 아닌 다른 누구도 원하질 않습니다
16화 나한텐 니가 전부인 거 알잖아
17화 호담이라 부르거라, 호담선생
18화 새벽 서, 올 래, 새벽이 오는 곳
19화 예문관 권지, 구해령의 상소입니다
20화 끝난 게 아니라 다른 얘기가 시작될 뿐이라고
인턴 여사관들의 속수무책 궁궐 생존기!
세계사 격동의 19세기 초, 오늘도 내일도 옛것만을 찾던 고루한 나라 조선에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름하여 여사별시.
기존의 사관들이 들어갈 수 없는 내전의 일을 기록하기 위해, 조정에서 전례 없던 별시를 열어 여사관을 뽑기로 한 것이다.
사대부 영감님들이 실신하고 상소가 빗발치는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감히 과거를 치른 ‘요망한 계집들’이 예문관의 권지(權知: 인턴 신분으로 입궐한다. 폼 나게 관복도 입었겠다, 매달 녹봉도 나오겠다, 이제 어엿한 사회인이 되는 줄 알았는데, 착각도 유분수다.
예문관 선진 사관들부터 하급 서리들까지, 사사건건 개무시에 궁궐 짬밥 텃세에 ‘계집이 감히 어디서?’라는 수백 년 묵은 꼰대질은 덤. 게다가 내명부에서는 여사관들은 왕의 여자다, 아니다 살벌한 영역 다툼까지 벌인다.
눈치껏 뻔뻔하게, 눈치껏 정직하게, 열심히 사고 치고 사죄하며 궁궐에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는 여사관들.
국왕조차 사관의 입시 없이는 누구도 독대할 수 없고,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 위에는 오직 하늘만이 있다는데. 글쎄올시다? 그게 우리 여사관들한테도 해당하나요?
남녀칠세부동석은 개나 준, 사생활 침해 한방 로맨스!
한 사내가 있다. 왕위 계승 서열 2위에 빛나는, 적통 중의 적통! 도원대군 이림이다.
그리고 여기 한 여인이 있다. 품계조차 없는 권지, 말단 중의 말단! 여사 구해령이다.
뻔하디뻔할 것만 같은 이들의 수직관계. 그러나 어딘가 이상하다!
그렇다. 이림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니며 적어대는 여사 앞에서 지극히 비실비실하다. 말 한마디 잘못했다간 ‘옛날 옛적에 성질 더러운 대군이 살았으니…’ 하고 기록되어 대대손손 욕먹을 가능성이 무려 99.9퍼센트! 하여 분하고 치사하지만 일단 해령의 눈치를 본다. 길 가다 발 한번 삐끗하는 날엔 비굴함이 백배 상승한다.
“적지 말아다오. 부탁이다!!”
그렇다고 적지 않을 해령이 아니다. 붓 앞에선 만민이 평등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