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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왜구, 그림자로 살다 - 세창역사산책 15
저자 윤성익
출판사 세창출판사
출판일 2021-05-27
정가 9,500원
ISBN 9788955866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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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왜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전근대의 ‘해적’
‘왜’와 ‘구’-‘왜구’라는 말의 의미

1장 그림자의 서막, 왜구
1. 왜가 고려로 도적질을 하러 오다!
2. 충렬왕과 쿠빌라이가 말한 ‘왜구’
3. ‘왜구’의 시작
4. 왜구시대의 개막
5. 중국 대륙과 일본의 상황
6. 왜구는 왜 바다를 건넜을까?

2장 고려에 드리우는 그림자
1. 등경광의 복수
2. 더 격렬하고 더 잔인해진 왜구
3. 고려의 반격
4. 슈퍼히어로 ‘신궁 이성계’
5. 슈퍼빌런 ‘아지발도’의 정체

3장 그림자가 된 사람들
1. 미스터리 가득한 고려 말의 대규모 왜구
2. 대규모 왜구는 ‘고려인’이 주체?
3. 고려 말의 왜구에는 고려인·중국인도 섞여 있었을까?

4장 옅어진 그림자와 조선
1. 조선의 건국과 왜구 진압을 위한 노력
2. 왜구의 변신
3. 왜구의 ‘최대’ 소굴-쓰시마섬
4. 리멤버! 1419!
5. 태종이 쓰시마섬을 정벌한 속내는 무엇이었나?

5장 잠잠해진 왜구의 여러 가지 사정들
1. 조선인이 바라본 왜구 -『삼강행실도』와 『속삼강행실도』의 왜구
2. 왜구가 서쪽(중국으로 간 까닭은?-전기왜구의 종막
3. ‘배고프다던 왜구’는 정말 먹을 게 없었을까?
4. 왜구가 아니었던 ‘왜구’-왜구로 몰린 표류자와 항해자

6장 16세기의 후기왜구
1. ‘왜구’가 된 사람들-16세기에 주력이 된 중국인 왜구
2. 왕직, 왜구의 왕이 되다
3. ‘왜구(일본인 해적’ 없는 ‘왜구(일본의 해적’에 의한 ‘을묘왜변’
4. 무조건 싹 잡아서 죽여라!

에필로그
왜구의 최대 특징은 ‘다양성’
왜구는 무엇이었나?
-편집자의 말

지난 3월, 에버기븐호가 수에즈운하에서 좌초되면서 세계의 해상 운송은 혼란을 겪었다. 이어서 다시 희망봉 루트로 향하는 배들도 생겨났고, 이에 대해적시대가 열린다는 농담도 있었다. 소말리아 해적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런가 하면, 청해부대가 “해적에 쫓기고 있다”라는 구조신호를 포착하고 출동해 북한 상선을 안전히 호위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쯤에서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있다. 왜 수에즈운하에는 없는 해적이 소말리아 근처 해역에는 등장하는가? 왜 청해부대는 그 당시 북한 상선의 구조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위치에 파견되어 있었는가? 생각해 보면 간단한 문제이다. 소말리아는 이집트에 비해 국내 상황이 안정되어 있지 못하고, 내전이 빈번해 국가의 통제 밖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 안정적인 벌이를 기대할 수 없는 이들이 바다로 나가 해적이 된 것이다. 그리고 청해부대는 이러한 해상의 예기치 않은 위협으로부터 우리나라의 상선들을 보호하기 위해 먼바다에 파견 나가 있는 것이다. 즉, 소말리아의 해적도 청해부대도 결국 국가의 통제력이 어디까지 닿고 있는가의 문제인 것이다.

과거 동아시아 해역에서의 왜구 역시 이와 유사한 배경에서 활동하였다. 왜구가 들끓던 시기는 주로 중국이나 고려(혹은 조선, 그리고 일본의 국가권력이 통제력을 일정 부분 상실한 혼란기였다. 당시 삼국의 바다는 국가권력의 통제 밖에 있었다. 그리고 통제 밖의 바다는 밀무역과 약탈의 현장으로 변하기가 십상이었다. 밀무역이든 약탈이든 간에 이들은 결국 국가권력에 반하는 존재들이었다. 국가권력으로서는 이러한 존재들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중국과 고려는 직접 진압에 나서기도 하고, 때로는 일본에 사신을 보내는 등 외교적 해법을 강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시도가 늘 성공적이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엉뚱한 이들을 왜구로 몰아 죽이는 일이 발생하는가 하면, 왜구에게 패배하는 굴욕을 겪기도 하고, 일본에서도 이들을 통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이러한 혼란기에는 영웅들도 나타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