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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내가 기억할게 (양장
저자 로라 유프비크
출판사 (주그레이트북스
출판일 2021-05-24
정가 14,000원
ISBN 9788927198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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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거기에, 오빠가 있었어요

어느덧 꿈에서 본 풍경이 나타났어요.
꿈에서도 여기에 왔었어요.
아빠는 몰라요.
이 바다가 얼마나 깊은지,
이 바닷속에 무엇이 있는지.
하지만 나는 알고 있어요.
꿈에서 오빠가 말해 주었거든요.

낚시줄이 팽팽해집니다. 도대체 무엇일까요? 놀랍게도 아빠가 건진 것은 바로 오빠였어요. 오빠는 창백하고 차가웠어요. 아빠는 온 힘을 향해 노를 저어 오빠를 집으로 데려옵니다. 목욕물을 받아 오빠를 씻기고, 따뜻한 저녁 식사를 합니다. 두 사람이 건진 오빠는 아마도 그리움이 만들어 낸 환상이겠지요. 단 하루라도 다시 만나고 싶은 간절함이겠지요. 이렇게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남겨진 가족들의 환상과 현실을 오가며 이어집니다. 오빠를 만나 소녀는 밤새 오빠의 얼굴을 들여다봅니다. 아빠는 창밖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소녀는 들떠 있었지만, 아빠는 알고 있었어요. 이제 곧 오빠를 보내줘야 한다는 것을.

오빠는 더 이상 머무를 수 없어

다음 날 아침, 오빠는 아침도 먹지 않고 집 뒤편으로 난 오솔길을 달립니다. 소녀와 아빠도 따라갔지요. 두 사람은 정말 오랜만에 이곳에 옵니다. 오빠는 나무를 타고, 소녀는 솔방울을 주웠지요. 그리고 가만히 서 있는 오빠에게 새들이 날아옵니다. 뒤이어 하얀 꼬리가 달린 여우도 오빠 다리에 몸을 비볐지요. 아빠는 소녀의 손을 잡고 숲을 떠납니다. 자꾸만 뒤돌아 오빠를 바라보는 소녀에게 말하지요. “오빠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했단다. 오빠는 더 이상 머무를 수 없어.”

나는 아빠와 단둘이 집으로 향했어요.
마음이 무겁기 그지없었어요.
하지만 아빠는 왠지 편안해 보였어요.
“어서 가자, 우리 딸.
빨리 가서 맛있는 것 만들어 먹자.”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서로를 위로합니다. 아빠는 소녀에게 약속해요. 너랑 나는 언제까지나 여기에 살 거라고. 소녀는 아빠에게 말해요. 이제 밤에 울지 않아도 된다고. 오빠는 항상 저기에 있다고. 서로를 꼭 안아주며 둘은 아픔을 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