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만남에는 의미가 있어요
누군가를 애틋하게 아끼고 사랑한 적이 있나요? 또는 처음엔 그저 심드렁했는데, 조금씩 눈에 들어오다가 어느 순간 마음에 가득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나요? 어쩌면 소중한 만남은 대부분 이런 것일지도 몰라요. 오히려 첫눈에 반했어도 그 마음이 끝까지 가는 경우는 흔치 않아요. 오래도록 지켜보아야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면서 상대방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답니다. 이 동화를 쓴 작가 이상교에겐 그런 대상이 고양이였어요. 처음 보았을 때에는 눈과 입만 커다랗고 볼품없던 새끼 고양이 말예요.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일에 작가의 상상이 더해진 이야기입니다.
‘우리 집에 고양이가?’
승온이는 친구네 집에서 본 강아지가 너무 귀여웠습니다. 그날부터 강아지를 기르자고 엄마 아빠에게 졸랐지요. 하지만 집에 온 것은 엉뚱하게도 새끼 고양이였어요. 우연히 빵집에서 보았던 비쩍 마르고 부스스한 그 못생긴…. 누나는 새끼 고양이를 보자마자 대뜸 ‘쭈꿈’이라고 불렀습니다. 주꾸미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런 촌스러운 이름을 붙인 거예요. 그러니 쭈꿈이가 처음엔 환영받는 처지가 아니었던 거지요. 고양이는 강아지와 많은 점이 다른 것 같아요. 강아지가 활동적이면서도 순종적이라면, 고양이는 경계심이 많고 차갑게 느껴지지요. 물론 고양이도 저마다 성격이 다르답니다. 쭈꿈이는 뭐랄까, 유난히 낯을 가리고 겁이 많고 내성적이지요. 너무 어릴 때 엄마와 형제들이랑 헤어져서일까요? 쭈꿈이는 마음에 깊은 상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동시를 품은 동화
쭈꿈이가 한 식구가 되어 귀염둥이로 사랑받다가 때 이른 작별을 하는 것이 대강의 줄거리입니다. 쭈꿈이가 가출했던 것과 병이 들어 시름시름 앓게 된 일을 제외하면 크게 두드러지는 사건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읽는 이를 이야기 안으로 깊숙이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처음엔 서먹서먹하던 승온이와 쭈꿈이가 서로를 이해하며 다가가는 과정이 무척 진솔하고 섬세하게 그려지지요. 헤어질 시간이 다가올수록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