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땅에서 움트는 통찰과 지혜
저 모래밭에 쇠똥구리 한 마리가 열심히 태양을, 아니 먹이를 굴리고 있다. 그런데 앗, 이걸 어쩌나. 깊은 구멍에 먹이를 빠뜨리고 말았다. 열심히 빼내 보려고 애써 보지만, 먹이는 도저히 빠져나올 기미를 안 보인다. 점점 더 뜨거워지는 태양이 자신까지도 집어 삼켜버리기 전에, 쇠똥구리는 미련을 털어내고 다시 날아오른다. 당장 눈앞의 소유와 성취에 눈이 멀어 더 큰 위험에 빠지기 쉬운 우리에게, 작은 쇠똥구리 한 마리의 날갯짓이 커다란 바람이 되어 훅, 가슴에 불어온다.
또 걷다 보면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 자리에 톡, 툭, 새롭게 틔어 오르는 작은 씨앗들을 만난다. 몇 날 며칠의 비가 이어진 뒤엔 만발한 꽃동산이 피어오른다. 잎새 하나, 꽃 한 송이마다 감격 어린 손길로 보듬다 보면, 잔인토록 메마른 계절들을 견뎌낸 심장의 힘찬 두근거림이 손끝으로 전해져 온다.
그리고 우리는 사냥꾼의 눈을 피해 재치있게 새끼들을 숨겨주는 탈라피아 어미도, 묘하게 다정한 관계로 더불어 살아가는 악어와 물떼새도 만난다. 작가의 목소리를 따라 사막의 생명들을 하나둘 마주할 때마다 우리에겐 삶을 성찰하는 새로운 눈이 생긴다. 척박한 땅에서 움트는 하나하나의 몸짓들이 지혜의 오아시스로 솟아난다.
사막으로, 땅속으로, 거친 바다로,
다시 사막으로 이어지는
우리네 삶이라는 여행길
어느새 고된 여정에 밤이 찾아왔다. 먼 시간을 건너 지금 이 순간을 가로지르는 빛이, 깊은 땅속까지 닿는다. 찰나로 스쳐 지나가는 세월이 구르고 깎여 이룬 장엄한 지층의 울림이 들려온다. 그렇게 우리는 모래가 되어 사라져버린 것들과 여기 남아 우리에게 전해진 것들, 그리고 훗날 우리가 남기게 될 것들을 아득한 시선으로 마주한다.
그 시선 끝에서, 이 책은 끝나지 않는다. 모래바람이 몰아치는 사막이 꼭 오늘을 살아가는 나의 삶의 터전인 것만 같을 때, 타는 듯한 갈증과 막막함 속에서 스러져 갈 때, 그때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 그 사막 한가운데에서도 태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