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간 거리와 학교에서 불려 온 곡 「작은 연못」, 그림책으로 찾아오다
1972년 발표된 김민기의 곡 「작은 연못」은 70년대의 광장을 물들인 대표적인 우리 민중가요 중 하나이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금지곡으로 지정되어 세상과 격리되어야 했던 이 곡은 대중매체의 전파를 타지 않고 거리에서 구전되어 널리 퍼졌다. 수많은 이들이 자유와 평화를 꿈꾸는 마음으로 이 노래의 불씨를 살려 왔다. 이후 90년대에는 시대 상황을 비판적으로 성찰한 곡으로 교과서에 소개되어 학교에서 불리기도 했다. 노래의 메시지는 긴 세월의 파도에 바래지 않았다. 「작은 연못」에 담긴 자유와 평화, 반전을 바라는 마음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작은 연못」의 가사는 맑은 연못 속에 살던 붕어 두 마리의 이야기를 전한다. 사이좋게 지내던 붕어들이 서로 싸우는 바람에 한 마리가 죽게 되고, 그 살이 썩고 물도 따라 썩어 “연못 속에선 아무것도 살 수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싸움의 끝에는 공멸밖에 없음을 암시한다.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라는 후렴구는 서늘하다. 그렇지만 동시에 분명하고 희망적이다. 언젠가 존재했던 맑은 연못을 기억하는 목소리는 우리가 사는 연못에 더러운 물이 고이도록 더 놔두어서는 안 된다고 간곡히 노래한다.
맑은 세상을 잃어버린 우리의 현실을 비추는 이야기
책을 펼쳐 깊은 산, 오솔길, 작은 연못으로 이어지는 평화로운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주인공인 붉은 붕어를 발견하게 된다. 붕어는 연못에서 자유로이 헤엄치다가 또 한 마리의 붕어와 만난다. 그의 정체가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밝혀지면서 연못의 평화는 깨어지고, 『작은 연못』의 무대는 산속 연못을 벗어나 대형 할인 매장의 수조로 탈바꿈한다. 수조에서 건져 올려진 붕어는 작은 어항에 담겨 어느 가족을 따라 떠난다. 독자를 붕어에게로 안내했던 도입부의 깊은 산과 오솔길은 첩첩의 건물들과 끝없이 이어진 차도로 변해 있다. 인간의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