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저 멀리, 아직은 아닌 세계를 향해: 흩어진 꿈의 군도들
1부 고전적 유토피아
들어가며: 유토피아 문학의 형성과 발전
1장 몫 없는 자들을 위한 공유사회의 꿈―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이명호
2장 노동과 예술, 휴식이 어우러진 삶―윌리엄 모리스의 『유토피아에서 온 소식』 오봉희
3장 유토피아적 열망과 새로운 삶의 창출―알렉산드르 보그다노프의 『붉은 별』과 『엔지니어 메니』 정남영
2부 비서구·탈식민 유토피아
들어가며: 서구 중심의 유토피아를 넘어
4장 한국에서 정착된 ‘유토피아’ 개념의 형성 과정 김종수
5장 ‘아름다운 마을’은 내 마음속에?―사토 하루오의 「아름다운 마을」 남상욱
6장 ‘동천’에 대한 기억의 소환―가오싱젠의 『영산』 김경석
7장 하위주체는 꿈꿀 수 있는가?―사파티스타 부사령관 마르코스의 『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 박정원
3부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들어가며: ‘더불어 살아가는 세계’를 ‘함께’ 만들기 위해
8장 최초의 본격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소설―샬럿 퍼킨스 길먼의 『허랜드』 김미정
9장 페미니스트 연대와 유토피아의 접경―마지 피어시의 『시간의 경계에 선 여자』 김지은
10장 욕망이라는 유토피아―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 전소영
4부 포스트아포칼립스 유토피아
들어가며: 파국 이후의 유토피아를 꿈꿀 수 있는가?
11장 종말론 시대 유토피아 사유의 가능성―코맥 매카시의 『로드』 이명호
12장 유토피아와 타자들의 운명 공동체―옥타비아 버틀러의 『어린 새』 권지은
13장 떠나는 자의 윤리―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영임
14장 핵 재앙과 아일랜드의 포스트아포칼립스―아일리시 니 이브네의 『브레이에서 발견된 집』
김상욱
15장 유토피아의 잔해 속에서 유토피아 찾기―드미트리 글루코프스키의 『메트로 2033』 안지영
16장 길 위의 디스토피아― 정지돈의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 김영임
참고문헌
필자 소개
―유토피아 문학이란 무엇인가?
고전적 유토피아 토머스 모어는 유토피아라는 신조어를 고안했을 뿐 아니라 이후 유토피아 서사의 특징으로 자리 잡는 새로운 형식을 선보였다. 모어가 『유토피아』에서 시도한 새로운 형식, 여행기와 풍자, 철학적 대화와 사변적 논설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식은 상당 기간 유토피아 문학의 주요 형식으로 자리 잡았다. 아직 소설 장르가 등장하기 이전 시대였다.
여행기는 현실과 다른 낯선 공간을 탐색하고 이질적 타자성을 현실로 가져오는 서사 형식을 제공하며, 풍자는 이상사회로 묘사되는 낯선 사회를 해학과 농담의 대상으로 만드는 수사 장치로 기능한다. 철학적 대화와 사변적 논설은 유토피아 서사의 특징인 지적 활동을 드러내기 좋은 형식이다. 사변적 논설이 독백적 형식이라면 철학적 대화는 이 독백 담론에 다른 목소리를 불어넣는 기능을 수행한다.
18세기, 미지의 세계에서 미래 세계로 모어가 선보인 이런 독특한 형식은 18세기 말 이후 유토피아가 ‘미지의 세계’에서 ‘미래 세계’로 옮겨가면서 다른 형식에 자리를 내준다. 이제 유토피아 서사의 주도적 형식은 여행기에서 SF로 옮겨간다. 『모던 유토피아』를 쓴 H. G. 웰스는 『타임 머신』을 쓴 SF 작가이기도 하다. 유토피아 논의가 화려하게 꽃피웠던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 서구 사회에 등장한 유토피아 문학들은 대개 여행기와 SF 가운데 하나를 차용하거나 양자를 적절히 혼용했다. 에드워드 벨라미의 『뒤돌아보며: 2000년에 1887년을』(1888와 윌리엄 모리스의 『유토피아에서 온 소식』(1891, 허버트 웰스의 『모던 유토피아』, 샬럿 퍼킨스 길먼의 『허랜드』(1915 등은 서로 다른 시각에서 대안 사회와 인간을 상상한 유토피아 문학의 대표작들이다. 국가 사회주의, 실용적 사회주의, 자유주의적 개인주의에 기초한 공산제, 분리주의적 페미니즘 등은 각각 이 유토피아 고전들을 안내하는 정치 이념이다.
20세기 중반, 유토피아의 귀환 서구 사회에서 한동안 사라진 듯 보였던 유토피아 문학은 19